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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고시원 화재 피해자 이 씨, 44년 만에 주민등록증 갖게 된 사연?
  • 성창한 기자
  • 등록 2020-01-20 1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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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4월 신림동 고시원 화재사고 당시 이재민 구호 중 무호적자 이 씨 발견

관악구가 17일, 신림동 고시원 화재 사고 당시 복지사각지대에서 발굴된 이◯◯ 씨(남, 44세)에게 주민등록증을 전달하는 전달식을 가졌다. 


이 씨는 지난해 4월, 신림동 고시원 화재 당시 이재민 구호 과정에서 발견된 무호적자이다. 5살 무렵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사서 멀리 여행을 가자는 아버지의 말씀에 함께 버스에 올라탄 뒤, 아버지의 유기로 미아가 되어 보육시설에 입소하게 됐다. 중학생 시절까지 그 곳에서 보냈지만 동급생의 폭행과 구타가 심해지면서 시설을 나올 수밖에 없었고, 이후부터는 봉제공장 등을 전전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사업장에서는 이 씨가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점을 악용해 이 씨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주민등록이 되어있지 않으니 피해를 당해도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가 없었고, 다치거나 아파도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어 병원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먹을 수밖에 없었다.


17일 구청장실에서 박준희 구청장이 이00씨에게 주민등록증을 전달했다.

3년 전 이 씨는 스스로 가족관계등록 창설을 시도하였으나 절차에 필요한 각종 서류준비와 인우보증을 작성하는데 가로막혀 결국 포기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4월, 신림동 고시원 화재 발생으로 구에서 이재민 현황 파악과 지원 과정에서 이 씨가 무호적자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고, 구는 이 씨를 돕기 위해 즉시 복지정책과 내 TF팀을 구성했다. 


먼저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성·본 창설이었다. 이 씨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은평구의 보육시설과 부산 소년의집에 대한 희미한 기억을 토대로 교육청 및 관계 기관의 협조를 얻어 그에 대한 기초 자료를 확보했으나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마지막 준비서류인 이 씨의 신분을 확인해줄 수 있는 보증인을 세워야 하는데 미성년 시절 가출 후 떠돌이로 생활을 해온 그에게 인우보증을 해주겠다는 지인이 아무도 없었다.


이에 이재민 구호과정에서 수차례 상담 등을 진행하며 이 씨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관악구 복지정책과장과 복지기획팀장이 연대보증을 해주며 실타래를 풀어갔다. 


지난해 5월 가정법원에 성·본 창설 허가신청 접수를 시작으로 수차례 법원을 방문하며 서류를 보완하는 등 행정적 지원을 위해 모두가 노력한 결과 올해 1월, 드디어 이 씨의 주민등록증이 발급됐다. 


이◯◯ 씨는 “세상에 태어난 지는 44년이 되었지만 신분증을 발급 받은 오늘이 행정상 처음 태어난 날”이라며 “지난해 고시원 화재가 희망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동안 가족같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이 씨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책정해 생계비, 주거급여, 의료급여 등 경제적 지원과 후에 일자리 연계를 통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맞춤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주민등록증을 직접 전달한 박준희 구청장은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떳떳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며, 앞으로 펼쳐질 창창한 미래를 무한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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