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가족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나돌면서 2차 피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3월 3일 인천 부평에 거주하는 중국 국적 A(여성.48)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평구는 곧바로 2월 16일부터 3월 3일까지의 A씨 동선을 공개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뒤 A씨 부부라며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녀가 함께 찍힌 사진 1장이 부평지역 거주자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했다.
A씨는 부평의 한 아파트 인근 상가에서 피부숍을 운영해 왔고 지난달 16일 경기도 과천에서 열린 신천지 예배에 참석한 뒤에도 피부숍 영업을 계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A씨는 인천시 역학조사관에게 예배 참석 후 이달 2일까지 자가격리를 해왔다고 진술했으나 조사 결과 10일 넘게 자택과 피부숍을 오간 사실이 확인됐다. A씨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한 셈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피부숍을 이용했던 고객중 일부가 A씨의 카톡 프로필에서 사진 등 신상정보를 지인들에게 전파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카톡에는 A씨가 중국 국적의 신천지 신도라는 점과 남편의 회사 등의 정보와 함께 “이 사람을 만나면 피해라”라는 등의 메시지가 작성돼 있었다. A씨 본인은 물론 가족의 정보까지 그대로 전파되면서 마녀사냥식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인천 부평 산곡동에서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산곡동 소재 한 제과점 주인이 신천지 신자라는 근거없는 소문이 나돌면서 해당 점포로 항의전화가 쇄도했다. 이 제과점 대표 B씨는 매장 입구에 ‘신천지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B씨는 “메신저 대화방을 중심으로 제과점에 대한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 같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54명 중 10여명 신도 거주...‘신천지 아파트’ 낙인
인천 서구에 있는 한 임대아파트는 입주자 153명 중 13명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천지 아파트’라는 낙인이 찍혔다. 인천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해당 아파트 사진이 그대로 공개된 글과 함께 ‘신천지 아파트 조심하라’라는 글과 비난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인천시가 지역 신천지 신도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신도 13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파트 주민이 모두 153명이니 전체 주민 중 8.5% 정도가 신천지 신도인 셈이다. 전체 거주자 중에 신천지 신도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미 ‘신천지 아파트’로 낙인 찍혀 불리고 있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는 인천에 직장을 둔 미혼, 독신 여성이면 누구나 입주가 가능하다. 대구 한마음 아파트와 같이 신천지 집단 거주시설과는 거리가 멀다.
인천시 관계자는 “밀집되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곳은 없다”면서 “인천 서구 임대아파트의 경우는 비율 자체가 적어서 집단이라 보기에 어렵다”고 밝혔다.
폐쇄된 공공임대주택 신천지 집단 거주지로 오인되기도
공공임대주택이 신천지 집단거주지라는 잘못된 정보가 나돌기도 했다. <서남투데이>가 인천과 경기 부천, 서울 금천 등 신천지 아파트라고 소문이 난 곳을 확인한 결과 모두 신천지 집단거주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인천 부평구 산곡동 소재 한 공공임대아파트는 행복주택 재건축이 예정돼 이미 퇴거가 완료된 상태다. 아파트를 주변으로 철조망까지 설치돼 있어 출입이 금지돼 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또다른 임대주택도 행복주택으로의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다.
두 아파트 모두 폐쇄되기 직전까지 직장여성아파트로 35세 이하 저소득 무주택 여성근로자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운영돼 왔었다. 모두 신천지 신도가 거주하는 곳과 거리가 멀었다. 서울 금천구에 있다고 알려진 임대주택은 공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내 신천지 거주지는 총 47개로, 한 숙소에 평균 3.6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아직 거주지에서 감염된 환자는 없다. 대부분 교회와 연계된 형태며, 사택 4개를 제외한 나머지 숙소는 방역 후 폐쇄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