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지침도 제대로 내려온 게 아니고, 학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 우리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온라인 개학을 앞둔 선생님의 하소연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청소년 사이에서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을 2차례 연기했다. 그 후에는 4월 6일 개학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후 정부는 지난달 31일 4월 9일·16일·20일 순차적 온라인 개학 계획을 발표했다. 중·고교 3학년은 9일, 중·고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은 16일, 초등학교 저학년은 20일에 개학한다는 것이다. 유치원생은 기준이 충족할 때까지 개학을 추가 연기한다.
정부의 발표에 당황스러운 건 학교 측이다. 온라인 개학 발표 이후 주어진 시간이 10일~20일 내외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이씨는 “온라인 개학 전부터 교과서를 학부모들에게 일 대 일로 일일이 만나 배부한다”며 “학교에서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교과서를 받고, 학부모와 개인적으로 약속을 잡아 일일이 배부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학교 선생님이 이처럼 배달부로 전락한 까닭은 교과서를 나눠주는 과정에서 접촉함으로써 코로나19 감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학생은 감염 우려로 인해 학교에 와서 교과서를 받을 수 없고, 학부모는 원칙적으로 외부인이라서 방학기간 중에 학교에 들어올 수가 없다. 선생님들이 개별적으로 방문해서 나눠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것에도 곤혹을 치르고 있다. 가이드라인의 모호함 때문이다. 이씨는 “수업방식이 학교마다 계획 수립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 때문에 교사들도 혼란스럽다”며 “차라리 3월 초부터 제대로 준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게 솔직한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같은 문제는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고등학교 선생님인 김씨는 “초반 교육부 발표 직후엔 교육현장이 혼란스러웠다. 지금은 교육부에서 발표한 방안에 맞춰 준비하는 중”이라며 “수업 준비에 있어 면대면 수업보다 온라인 수업이 부담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강서구의 중학교 교사 오씨는 “수업은 거의 준비가 된 상태인데, EBS 서버가 불안정하다”며 작업속도를 우려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수업이지만 서버 지연 등의 문제 가능성은 여전한 상태다.
한편, 교육부는 앞서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의 3가지 유형으로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를 위해 6일 전국 교사, 교육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1만 커뮤니티’를 출범해 원격수업의 문제점과 노하우, 해결 방안을 공유하는 집단지성을 발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