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이자 어린이날인 5일 부천 상동 호수공원은 모처럼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로 붐볐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다.
올해 어린이날은 이전까지의 어린이날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였다. 서울시 등 각 지자체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어린이날 축제를 전면 취소하고 공연도 제한했기 때문이다. 상동 호수공원에서도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온 사람들 외의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부천시의 날씨는 최저 14도, 최고 20도다. 지난 4일보다 선선한 날씨에 집 밖으로 나오는 시민들이 많았다. 특별한 축제나 이벤트는 없지만 연휴 마지막날이고 날씨도 산책하기 좋아 많은 시민들이 집밖으로 나온 것이다.
나들이를 나온 어린이들은 놀이터에서 친구들끼리 공을 차거나 자전거를 타며 뛰놀았다. 부모님들은 그늘에서 돗자리를 펴고 뛰노는 아이들을 지켜보거나 미리 싸 온 음식을 나눠 먹었다.
대다수 시민은 산책을 나왔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다녔으며, 일부는 손소독제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인천에서 거주하는 양씨(30)는 “어제까지만 해도 더웠는데 오늘은 어제만큼이나 덥지도 않아 산책하기 좋은 날씨여서 (산책) 나왔다”며 “코로나19가 걱정되긴 하지만 마스크도 착용했다. 사람과 접촉도 최소화한다”며 여전히 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호수공원을 산책하던 김씨(31)는 “산책이야 할 수 있다. 이미 여의도 같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았나”라면서도 “하루밖에 안 남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직인데 마스크를 쓰지 않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 3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확진자가 줄어들었고, 정부는 6일부터 대응 수위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체육시설 등 문을 닫았던 시설들이 단계적으로 운영을 재개하고, 각종 모임과 행사도 방역지침 준수를 전제로 허용된다. 국방부는 그간 통제했던 장병 휴가를 오는 8일부터 정상 시행한다. 교육부도 지난 4일 학생들의 등교 일정을 발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3일 “이제 국민들이 보여준 높은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하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생활 속 거리두기는 코로나19 종식이 아니다”며 지속적으로 시민들이 스스로 방역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