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인근에 폐기물처리업체 등 수백여 개의 공장이 운영되고 있어 건강 이상을 호소했던 인천 서구 사월마을 주민들이 이주하지 않고 마을에 계속 살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사월마을 주민들은 4월 29일 인천시에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않고 마을에 계속 남아 살겠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청원서 내용에는 ‘2040년 인천 도시기본계획’에 사월마을 개발 계획을 포함해 이곳을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꿔 달라는 시가화예정용지 반영을 담았다. 시가화예정용지는 장차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등으로 개발될 예정인 땅이다.
주민들은 마을 전체가 이주하기엔 시간과 비용 등 고려사항이 많고, 협의점을 찾기 쉽지 않아 3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사월마을에 계속 거주하자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앞서 인천 사월마을 주민들은 마을 인근 공장에서 날리는 쇳가루와 먼지 등으로 인한 건강 이상을 호소해왔다. 지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주민 122명 중 15명이 폐암·유방암 등에 걸렸고, 이 가운데 8명이 사망했다.
이에 주민들은 정부에 사월마을 사람들의 건강상태 악화와 주변 환경에 대한 역학관계 조사를 요구했다. 환경부는 지난 2017년 사월마을 52세대, 주민 125명을 대상으로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를 조사했다.
환경부 조사결과, 사월마을의 대기환경 오염수준은 대기 중 중금속의 주요 성분인 납, 망간, 니켈 등의 철 농도는 인근 지역보다 2~5배 높아 ‘주거 부적합 판결’을 내렸다. 환경부는 주민 이주 또는 공장 이전을 위한 장단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사월마을에는 주민 122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인근에는 제조 업체 122곳, 도·소매 17곳, 폐기물처리업체 16곳 등 165여 개의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사월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A씨는 “(인천시와 서구청에) 청원서를 제출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서구청 관계자는 “사월마을 사후 관리 용역과 환경 개선에 대해 접수를 한 상태이다”며 “아직 검토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