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정부의 ‘대북 전단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발표에 윤상현 의원이 “복명복창 한 꼴”이라며 반발했다. 윤 의원은 지난 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참담하고 굴욕적”이라고 반응한 바 있다.
앞서 지난 4일 오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노동신문에 게재한 담화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자들을 ‘인간추물’, ‘똥개’, ‘쓰레기’라고 부르며 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그것들이 기어다니며 몹쓸 짓만 하니 이제는 그 주인(한국 정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며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 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치를 세우지 못한다면 그것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한 북남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협박에 정부는 신속한 대응을 보여줬다김 제1부부장의 담화 4시간 30분 만에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준비 발표에 윤 의원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정권의 넘버 투가 불호령을 내리며 ‘이리하라’고 지시하니 ‘네, 알겠습니다’하며 복명복창한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은 참 쉽다. 뭐든 청와대가 하고싶은 대로 다 하면 된다. 의석 숫자가 밀어주니까 맘대로 하면 된다”며 “그러나 북한의 소위 백두혈통 실세가 하라는 대로 이런저런 법률을 만들라고 대한민국 국회에 지시해도 된다고 국민 앞에 버젓이 말하는 세상이 됐다니, 참담함과 굴욕이 하늘을 가린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통일부가 말하는 전단 금지 이유는 접경지역 환경오염, 폐기물 수거부담, 긴장 조성 등이다. 민망한 변명”이라며 “차라리 북한이 하라는 대로 하련다고 있는 그대로 말하라”고 목소릴 높였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자유를 맘껏 누리는 여러분들이 단 한 뼘의 자유조차 누리지 못하는 북한 동포를 향해 정보의 자유 확산을 저지하는 법률까지 만들겠다는 발상은 여러분(문재인 정부)들이 누리고 있는 그 자유에 대한 비겁한 배반”이라고 경고했다.
윤 의원은 대북전단을 보낸 단체에게 은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외 홍보를 위해 전단 보내기를 공개적으로 노출시키는 일은 은밀성 유지에 반한다”고 말했다.
한편,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31일 경기 김포에서 전단 50만장,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 1000개 등을 대형풍선에 매달아 대북전단을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