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르포] 폐허로 방치된 방화동 공항시장··· “내년 상반기 재개발 착공 예정”
  • 서진솔 기자
  • 등록 2020-07-14 14:31:39

기사수정
  • 롯데백화점·방신재래시장에 밀려 상권 약화, 인천공항에 관광객까지 뺏겨
  • 올해 3월 서울시, 용적률 증가 등 정비사업 추진계획 변경 승인

서울 강서구 방화동 공항시장은 유령도시의 모습으로 방치돼 있다. 시장 안내 간판은 녹이 슬어 글자가 붉게 변했고, 설치된 천막들은 찢어지거나 없어서 틀만 앙상하게 드러나 있다. (사진=김대희 기자)현재 서울 강서구 방화동 공항시장은 유령도시처럼 한낮에도 음산한 분위기가 감돈다. 시장 안내 간판은 녹이 슬어 글자가 붉게 변했고, 설치된 천막들은 찢어지거나 없어서 틀만 앙상하게 드러나 있다. 

 

약 100m 길이의 개화동로31길 40여 점포는 간판도 없이 셔터가 내려져 있다. 셔터 앞엔 사용하던 의자, 평상, 테이블, 냉장고 등이 널브러져 있다. 운영 중인 점포는 인테리어 가게와 목 조각 교실, 반찬 가게 등 3곳이 전부다.

 

시장 안 2층 규모 상가도 마찬가지다. 건물 벽 페인트는 벗겨져 있고, 군데군데 깨져있는 창문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층은 소품 가게, 사철탕, 옷가게, 김치 가게 등 4곳, 2층은 호프집, 수선 가게 등 2곳 만이 문을 열었다. 나머지 40여 곳은 운영을 멈췄다.

 

공항시장은 인근 롯데백화점과 방신재래시장에 밀려 상권이 약화 됐으며, 2001년 생긴 인천국제공항으로 인해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 

 

시장에서 42년간 그릇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예전엔 (시장이) 번성했다. 그릇 가게도 6개나 있었지만, 인천공항이 생기고 관광객이 빠지면서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았다“며, ”그릇 가게도 여기 한 곳만 남았다. 단골손님으로 (물건을) 하루 한두 개 겨우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남경 공항시장정비사업 조합 총무는 “인근 대형 백화점으로 손님을 모두 뺏겼다. 거기에 인천공항이 생긴 뒤로는 관광객까지 모두 떠나갔다”고 설명했다.

 

공항시장 인근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B씨는 "너무 오래전부터 폐허처럼 변해버려서 언제부터 이랬는지 짐작하기도 힘들다"며, "정비사업 조합장은 올해 안에 (정비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과거 수차례 무산됐었기 때문에 내년까지도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8년 시행사 선정, 올해 3월 추진계획 변경 승인

 

시장 안 개화동로31길의 대부분 점포는 간판도 없이 셔터가 내려져 있다. 셔터 앞엔 사용하던 의자, 평상, 테이블, 냉장고 등이 널브러져 있다. (사진=김대희 기자)공항시장 정비사업은 2012년 조합이 설립된 후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2015년 대림산업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조합이 채택하고, 사업시행인가 승인까지 받았으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발을 뺐다.

 

이후에도 조합은 2018년 한화건설을 시행사로 선정하는 등 재개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2018년 9월, 2019년 3월 정기총회를 열어 관련 사안을 논의했고, 서울시에 공항시장정비사업 추진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서울시는 올해 3월 이를 승인했다. 

 

추진계획 변경으로 공항시장 건축 계획은 연면적 7만 2519m2에서 9만 751m2 , 용적률 360%에서 480%, 층수 지상 14층에서 15층으로 수정됐다. 사업 진행에 있어서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조합과 지자체도 이번에는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비사업조합 김남경 총무는 “과거 대림산업은 보증금이 없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었다. 무산될 가능성이 컸다”면서, “이번에는 예정용적률이 높아짐에 따라 사업성이 커졌다. 현재 한화건설도 보증금 60억 원을 걸어놓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8월 말이나 9월에 총회를 진행하고, 시행변경인가를 작성해 접수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서구 공공관리팀 지현준 팀장은 “재개발이 진행되기 위해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동안) 특별히 문제가 있어서 지연된 것은 아니다“라며, ”조합이 (올해) 하반기에 시행변경인가, 내년에 관리처분인가를 접수하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항시장 정비사업조합이 지난해 3월 정기총회에서 상인들에게 배부한 안내 책자 모습. (사진=서진솔 기자)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최신뉴스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스공사, 2025년 CBC KOREA 창업경진대회 지원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11월 24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2025년 CBC 창업경진대회 지원금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이날 행사에는 김천수 가스공사 경영관리부사장과 허영우 경북대학교 총장 등 양 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CBC(Creative Business Cup) 대회는 창의적 사업 모델 지원 및 청년 기업가 양성을 목적으로 덴마크 CKO(Center for Cul...
  2. 수출입은행, `셀트리온 미국 생산시설 M&A` 3500억 원 지원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황기연, 이하 `수은`)은 셀트리온의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 생산시설 인수(M&A)를 위해 3500억원의 금융을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이번 수은 금융지원을 통해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내 생산과 판매체계를 일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바이오산업은 국가 안보의 핵심요소이자 세계 경제 성장을 견...
  3. 오세훈 시장 “용산, 대한민국 미래 여는 도시 표준”… 국제업무지구 기공식 개최 서울시가 27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을 열고 2028년 부지조성 완료와 2030년 초 입주를 목표로 하는 초대형 도시혁신 프로젝트의 본격 착수를 선언하며 용산을 국가 미래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기공식은 27일 오후 2시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 시민과 사업시행자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lsq...
  4. 관악구, 오래된 지하보도의 변신…문화 활력 더한 `언더그라운드 관악`으로 재탄생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어둡고 오래된 지하보도 공간을 전면 개선해 쾌적한 `도시형 문화 보행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주민 일상에 활력을 더했다.지난 27일 개최된 준공식에는 박준희 관악구청장을 비롯한 시의원, 구의원 등 8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형태의 복합 문화공간 조성을 축하했다. 주민과 함께 공간개선 과정을 영상으로 시청..
  5. 하나은행, 맥도날드와 생활금융 생태계 확장 나서 하나은행(은행장 이호성)은 지난 24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본점에서 글로벌 외식 브랜드 맥도날드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손님 중심의 생활금융 서비스 확대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식에는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김기원 맥도날드 코리아 대표이사를 비롯해 양사 임직원들이 참석했으며, 금융과 라이...
  6. “어르신의 참여가 지역을 따뜻하게 만든다” 구로구, 2026년 노인일자리 5,014명 모집 구로구가 내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5,014명 모집해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확대와 일자리 기회를 강화한다.28일 서울 구로구(구청장 장인홍)는 내년 ‘2026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5,014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올해보다 모집 규모가 383명 늘고 총사업비도 8% 증가한 207억 원이 투입되며,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를 통해 지역 내 ..
  7.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 `가결`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된 `추 의원 체포동의안`은 총 투표수 180표 중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효 2표로 국회 동의를 얻어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