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차명진과 김문수에게 남은 자산은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8-27 16:28:35

기사수정
  • 운동권 출신 인사들은 어떻게 민폐가 되는가

차명진, 완주하니까 보전받는다

 

차명진 전 의원은 나는 살고 당은 죽는 이기적 정치의 진수를 보였다. (사진출처 : 김문수 유튜브 계정)

아픈 사람 비판하는 건 참으로 몰인정한 짓일 수가 있다. 더욱이 환자가 걸린 질병이 몹쓸 병들 가운데에서도 특히나 몹쓸 병이라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라면 비판에 더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지기 마련이다.

 

필자의 성미가 너무나 짓궂고 고약한 탓인지 몰라도 이번 경우에는 상대방이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독설을 퍼붓는 데 별다른 거리낌과 미안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왜냐면 해당 환자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나라를 구하려다 병상에 드러누운 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신종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자가 돼버린 문제의 환자는 나라를 구하기는커녕, 정적(Enemy)들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하기는 고사하고, 자기편을 대상으로 완벽한 팀길(Team Kill)만 자행하고 말았다. 이쯤 되면 주인공이 누구인지 웬만한 사람들은 다들 짐작하고도 남았으리라. 바로 차명진 전 의원이다.

 

그는 올해 21대 총선에서 소속당인 미래통합당의 전체적 판세를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시키려면 자발적으로 이른바 드롭, 즉 후보사퇴를 해야만 했음에도 당의 제명 결정에 불복해 법원까지 달려가는 추태를 불사한 끝에 기어이 국회의원 선거를 완주했다.

 

그 결과 차명진은 선거비용을 국고에서 보전 받게 되었고, 미래통합당은 총선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심각한 출혈을 겪었다. 차명진이 고집스럽게 선거를 완주한 행위는 당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이 나 혼자만 살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극단적 이기주의의 발로로 해석될 수도 있는 행동이었다.

 

필자가 차명진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최근 광화문집회에서 함께 찍었다는 사진을 찾으려고 차 전 의원의 페이스북 계정에 접속한 순간 한 가지 인상적 장면이 시야에 포착됐다. ‘서울대학교’

 

그는 서울대학교를 다녔다는 점을 프로필 제일 윗줄에 올려놓았다. 물론 본인으로서는 상당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일 게다. 차명진 전 의원은 서울대 운동권 학생이었다. 그가 최초로 몸담은 정당은 민중당이다. 그는 선배이자 사수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따라서 보수정당으로 정치적 정체성을 바꾸었다.

 

필자는 운동권 출신이거나 또는 진보좌파 세력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보수진영으로 옮겨가는 일을 별로 강하게 질타하고 싶지가 않다. 출세와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 본능적 욕망은 거의 모든 사람들의 인지상정인 법이다. 민주당의 울타리를 지켜왔다며 요란하게 입에 거품을 무는 인물들이 근자에 드러내는 모습은 그들 역시 근본적으로 출세와 성공을 목적으로 소속 정당에 머물렀다는 비루하고 추레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확연하게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이를테면 김부겸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미애 현 법무부 장관이 자신들이 소신과 원칙을 지키려고 더불어민주당의 울타리 안에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그야말로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할 노릇이리라.

 

관건은 사회에 기여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며 성공을 좇느냐에 달렸다. 아니, 사회에 기여하고 국민에게 봉사하지 못하면서도 출세하기를 꿈꾼다면 최소한 아군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만 한다. 사회에 기여하지도 못하고 국민에게 봉사하지도 않으면서, 아군에게 피해까지 주는 짓거리가 다름 아닌 ‘민폐’다. 그리고 바늘도둑이 나중에 소도둑 되듯이 민폐가 쌓여 ‘적폐’가 된다.


운동권 출신들, 국민들 눈에는 죄다 한통속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보수 정당에 들어가는 일은 원론적으로는 바람직한 상황 전개다. 보수 정당에 결핍된 서민적 감수성과 민중적 문제의식을 그들이 불어넣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문가와 기술관료(Technocrat)들이 진보정당에 대거 합류하는 일도 장려하면 장려했지, 결코 막아서는 안 되는 흐름이다. 합리적 대안과 검증된 실무경험을 진보정당에 전수해줄 수 있는 이유에서이다.

 

사단은 보수정당에 입당한 운동권 출신들이 서민적 감수성을 잃어버릴 때, 민주적 문제의식을 망각했을 적에 발생한다. 비유하자면, 김문수와 차명진의 대표이력인 ‘서울대 운동권’에서 ‘운동권’은 사라지고 ‘서울대’만 남는 식이다. 이러한 망실과 탈구가 차명진과 김문수로 하여금 남조선 인민대중의 눈살을 연신 찌푸리게 만드는 시대착오적 권위주의와 구제불능의 특권의식을 목불인견의 수준으로 계속 노출시키도록 이끄는 배경이다. 그러므로 서울대 나온 게 두고두고 가문의 영광일 양반 차명진과, 국회의원 세 번 해먹은 것이 족보에서 영원히 빛날 사대부 김문수가 안하무인의 오만방자한 인간들이 된 건 필연이자 과학인 셈이다.

 

현재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차명진과 김문수를 부지런히 욕하며 박빙의 비교우위를 만끽하는 중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남는 장사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제 손으로 자기 무덤 파는 격이다. 단적으로 국민들이 보기에는 김문수와 차명진, 유시민과 조국 전부가 근본은 다 똑같은 운동권인 것이다.

 

운동권은 21세기 남한사회에서 특권과 반칙의 동의어가 되었다. 세금에 빨대 꽂고 호의호식하는 탐욕스러운 부류의 주류도 알고 보면 운동권이고, 국가권력 등에 업고서 국민들에게 갑질하는 족속들의 대다수고 따지고 들어가면 운동권이다. 그러니 국민들 입장에서는 운동권이라면 정말 이가 갈릴 만큼 지긋지긋한 실정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로 진한 육수를 끓여낼 수는 없다. 허나 미꾸라지 한 마리로 말미암아 맑은 물이 단숨에 흙탕물이 될 수는 있다. 이제 한국의 학생운동은, 교육운동은, 노동운동은, 시민운동은, 언론운동은, 인권운동은, 환경운동은 얼큰하고 시원한 육수의 재료는 돼주지 못하면서 탁하고 더러운 흙탕물의 원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는 거대한 미꾸라지 양식장으로 전락한 지 이미 오래다.

 

차명진 전 의원이 뜨거운 추어탕 국물이라도 한 대접 마시고서 빨리 건강을 되찾기 바란다. 건강을 회복하면 더 있어봤자 팀킬 밖에는 달리 할 일이 없는 여의도 정치권을 떠나 평범한 중년의 생활인으로 조용히 돌아가주시라.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의미 있는 운동이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강화군, 인천교육청과 농촌 유학 프로그램 업무협약 체결 강화군은 지난 16일, 인천광역시교육청과 인천 가족 체류형 농촌 유학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가족 체류형 농촌 유학 프로그램은 도시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일정 기간 농어촌 지역에 머무르면서 지역 학교로 등교하며 공동체 경험을 하는 등의 농어촌 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인천광역시교육청은 2024년 하반기 5.
  2. 현대글로비스, 공급망 관리 경쟁력 입증… 글로벌 파트너 연달아 호평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파트너들로부터 우수 협력사로 선정되면서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미국 완성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선정한 ‘2023 올해의 우수 협력사(Supplier of the Year)’에 포함됐다고 19일 밝혔다.전 세계에서 모두 86개 회사가 선정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에 선...
  3. SKT, ‘월드 IT 쇼(WIS) 2024’에서 AI 기반 첨단 ICT 서비스 선보인다 SK텔레콤이 17일부터 사흘 간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ICT 전시회 ‘월드 IT 쇼 2024(WIS 2024)’에서 AI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기술 및 서비스를 선보인다.SKT의 전시 테마는 ‘AI, Beyond Communication’, 즉 ‘AI 기반 커뮤니케이션의 진화’이다.특히 SKT는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아, 세대를 관통해 온 이동통신 기술의 발.
  4. 전교조, 교육부와 수능 업무 간소화를 위한 협의 진행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사들의 업무를 지나치게 가중시켜 왔던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와 납부 방식의 온라인화 등 업무 간소화에 나선다. 아울러 수능시험이 국가 사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업무인 만큼 수능 감독교사의 휴무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을 들고 4월 12일 교육부와 협의를 시작했..
  5.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중앙‧지방‧ 기업・LH 상생협약 체결로 산단 조성에 박차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환경부는 4월 17일 오전 서울에서 경기도, 용인시, 평택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삼성전자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용인 국가산단)의 성공적 조성 추진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이번 상생협약식은 지난해 조성하기로 발표한 용인 국가산단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관련 지자.
  6. 경기도, 일반 시내버스 비접촉(태그리스) 요금 결제 서비스 개시 경기도가 오는 19일부터 용인시와 의정부시를 경유하는 시내버스 134개 노선 950여 대를 대상으로 버스 탑승 시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되는 `비접촉(태그리스) 요금 결제 서비스`를 시행한다.`비접촉(태그리스) 버스 요금 결제 서비스`는 차량에 설치된 비콘(Beacon)과 이용객 스마트폰 간 블루투스 무선통신으로 승·하차 여부 등을 판별하는 ...
  7. SKT, WIS ’임팩테크 대상’에서 AI 미디어 기술로 과기정통부장관상 받아 SK텔레콤이 ‘월드 IT쇼 2024(WIS 2024)’ 컨퍼런스장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임팩테크 대상’ 시상식에서 ‘AI 미디어 스튜디오’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AI 미디어 스튜디오’는 시청자가 방송 콘텐츠를 보다 편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SKT의 AI 기술을 활용해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등의...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