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자수첩] 조두순 출소까지 1개월···12년간 손 놓은 정부
  • 안정훈 기자
  • 등록 2020-10-30 11:33:41

기사수정
  • 법무부·여가부·경찰청, 정세균 ‘대응 준비’ 요청 3일만에 방안 마련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조두순에 대한 화학적 거세 필요성 주장에 "취지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성년자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를 한 달여 앞두고 법무부가 30일 경찰청, 여성가족부와 함께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조두순이 복역한 지 무려 12년 만에 나온 대응이다.

 

법무부는 이같은 대응방안을 마련한 게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가 조두순으로부터 지역 주민을 안심시키라고 지시한 건 불과 3일 전인 지난 27일이다. 조두순이 복역한 지 12년이 됐는데, 12년간 손을 놓고 있다가 국무총리가 지시하자 3일 만에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준비한 혁신적인 대응이 ‘24시간 밀착 감시’와 ‘CCTV’다. 이미 범죄자의 위치를 감시하기 위해 전자발찌가 있는데 말이다. 성범죄자를 감시하기 위한 전자발찌가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며,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는지를 보여주는 꼴이다.

 

조두순 사건 이후 성범죄에 대한 처벌과 대응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건 당시 정부 수장이던 이명박 대통령도 “아동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처방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12년 사이 변한 것은 없었다. 정 총리의 주문이 나온 것도, 공동 대응 방안이 나온 것도 조두순의 출소가 한 달여 남았다는 사실이 이슈가 되고부터다. 심지어 피해자 가족은 이사를 결심하기도 했다. 피해자를 보호할 방안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나라가 돕지 못하자 결국 국민들이 나섰다. 지난 9월 피해자 부모님이 이사를 결심했으나 돈이 없다는 말에 국민들은 모금을 시작했고, 순식간에 2억여원이 모였다. 가해자 처벌은 빈약하고, 피해자 보호가 부족하니 피해자는 떠나겠다 하고, 국민이 노잣돈을 챙겨준 셈이다.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약하고, 피해자 보완대책이 미비하다는 비판은 오래된 이야기다. 수차례 정권이 바뀌었지만 환부에 칼을 들이댄 정부는 없었다. 그리고 이제 최악의 가해자가 석방되고, 피해자는 고향을 떠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관심과 나태함이 곪고 곪아 터지기까지 1개월 남았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초격차 스타트업, 바이오 코리아 2025에서 세계 무대 도전장”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바이오 초격차 스타트업 24개사가 ‘BIO KOREA 2025’에 참가해 글로벌 기술 협력과 투자 유치에 나서며, 세계 무대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중소벤처기업부는 5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BIO KOREA 2025 International Convention(이하 바이오 코리아)’에 바이오 분야 초격차 스타.
  2. 윤호중 “이재명 재판은 민주주의에 대한 사법 폭거…5.12 이전 공판 중단해야”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첫 총괄본부장단 공개회의를 열고, 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사법쿠데타’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대선 전 이재명 후보에 대한 재판 강행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중대 사안이라는 주장이다.윤호중 총괄선대본부장은 6일 오전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
  3. 권영세 “대선 단일화 11일까지 반드시 이뤄야…실패시 비대위원장 사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후보 단일화 시한을 5월 11일로 못박으며, 단일화 실패 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후보와 만나 오해를 일부 해소했고, 협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그러나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그 시한...
  4. 광복 80주년 맞아…수원 독립운동길 걸으며 항일의 얼 되새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수원시가 개발한 4.5km의 근대 인문기행 코스 ‘대한독립의 길’이 일제강점기 수원의 항일정신과 독립운동의 현장을 고스란히 전하며 시민들의 역사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수원시는 일제강점기 격렬한 저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대한독립의 길’ 인문기행 코스를 개발해 시민들이 독립..
  5. 인천시, ‘3.6.9. 걷기 챌린지’로 건강도 챙기고 상품권도 받는다 인천시가 걷기를 통한 시민 건강 증진과 생활 속 운동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5월 7일부터 27일까지 ‘제2차 인천 3.6.9. 걷기 챌린지’를 운영하며, 참여 시민에게는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제공한다.인천광역시는 시민의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위해 모바일 앱 ‘워크온’을 활용한 ‘인천 3.6.9. 걷기 챌린지’를 진행한.
  6. 인천시의회,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 모집…의정 참여 확대 인천광역시의회가 의정활동을 시민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전달할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을 오는 21일까지 모집하며, 시민의 의정 참여 기회를 한층 넓힐 전망이다.인천광역시의회는 의정활동과 지역 소식을 시민들에게 보다 가깝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을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모집...
  7. 광명시, 시민이 작가 되는 ‘책문화 창작 여정’ 본격 추진 광명시가 글쓰기부터 독립출판, 책 전시와 출판기념회까지 전 과정을 연계한 시민 창작 플랫폼 조성사업을 시행하며, 시민이 주체가 되는 책문화 도시로의 도약에 나섰다.광명시는 5월부터 ‘쓰기부터 출판까지 시민 창작 플랫폼 조성사업’을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시민이 단순 수강자가 아닌 창작자로서 글을 쓰고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