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자체 매립지 조성을 공식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당내 반발에 부딪히는 등 ‘쓰레기 독립’이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뿐 아니라 같은 당 소속 지자체장들까지 지역구별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자체 매립지 실현 가능성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연수·남동·미추홀 자원순환정책協, “소각장 신·증설 없다” 입장 재확인
연수구, 남동구, 미추홀구 기초단체장으로 구성된 ‘남부권 자원순환 정책협의회’는 소각장 신·증설 반대와 시의 반입량 조정권 위임 등의 입장을 담은 합의문을 정식 공문으로 인천시에 제출키로 했다.
고남석 연수구청장, 이강호 남동구청장,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은 12일 오후 3시 연수구청에서 ‘제1차 남부권 자원순환 정책협의회’를 열고 협의회 운영과 남부권 소각장에 대한 입장을 담은 합의사항에 공동 서명했다.
남부권 3개 구청장은 이날 인천시의 자원순환센터 예비후보지 철회와 연수구 소각장을 3개 지자체 생활폐기물 전용 소각장으로 지정해 줄 것을 인천시에 요청키로 했다.
특히 최근 언론에 보도된 송도소각장 증설에 관해서도 SRF소각장을 포함한 연수구 소각장 증설 없이 현재 사용량을 유지토록하고 인천시의 반입량 조정권을 ‘남부권 정책협의회’에 위임해 줄 것을 분명히 했다.
이를위해 남부권 자체적으로 용역비를 부담해 2025년 소각용량 산정 용역을 시행하고 기초단체 별 반입 목표치를 산정해 이를 쿼터제에 활용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반입량 쿼터제를 활용한 폐기물 감량과 재활용률을 높이고 내년 1월 중순까지 남부권 소각장 운영 계획을 수립해 3개 기초단체 공동명의로 인천시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소각장 소재지 단체장인 연수구청장을 협의회장으로 하고 각 기초단체 담당부서장 등으로 실무협의회를 꾸려 사전 검토를 거친 뒤 각 단체장은 구의 의견 보다 합의사항을 우선으로 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함께 각 협의회는 주요 현안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을 위해 기초단체간 합의를 거쳐 주민 대표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지역 민심이 최악에 이른 상황에서 발생량 최소화를 통해 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라 신·증설 없이 남부권에서 자체 해결해 나간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큰 틀에서 인천시의 원칙적인 부분에는 동의하지만 소각장 후보지에 대한 공론화 과정과 권역별 열린 소통이 더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일영, “주민 동의 없는 송도소각장 증설 절대 반대”
민주당 정일영 국회의원(인천 연수을)은 13일 최근 보도된 연수·남동·미추홀구가 공동으로 사용할 송도소각장의 증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력히 밝혔다.
정 의원은 “주민들과 전혀 합의 없는 소각장 증설 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며 “광역뿐만 아니라 인천 지역 내에서도 쓰레기 발생지 처리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남부권 기초단체 3곳이 송도소각장 공동 사용을 골자로 한 자원순환센터 정책에 합의하고, 이를 토대로 시가 송도소각장 처리용량을 일일 500톤에서 800톤으로 증설하겠다고 하자 반발했다.
정 의원은 “송도 소각장을 800t 규모로 증설하겠다는 것은 주민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저 역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시가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을 바탕으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추진하는 것처럼, 인천 내에서도 발생지 처리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며 “각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각자 처리하는 게 공평하다”며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희철 시의원 "자원순환 계획, 주민의견 수렴부터 다시 해야"
인천시의회 김희철·서정호 의원과 연수구의회 기형서·조민경 구의원도 송도소각장 증설 반대의견에 동참했다.
김희철 시의원(연수구)은 14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267회 정례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소각성 신설 등에 따른 주민 의겸 수렴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환경시설 설립계획 만큼은 정책변화에 따라 수시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최소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중장기계획에 포함시켜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천시는 기존의 자원순환 계획을 바탕으로 시민의 뜻을 재차 수렴해서 인천시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의 방향을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