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가 국토부의 구로차량기지 이전 강행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15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의 일방적인 차량 기지 이전 사업을 중단하고 시민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박 시장이 성명서에서 "국토교통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의 중단을 요구한다"며 "아울러 차량기지를 이전할 경우 피해를 당할 광명시와 시민의 의견을 반드시 반영할 것을 단호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지난 2005년부터 국토부와 이 사업 논의를 시작한 이후 시는 차량기지를 지하화하지 않으면 반대한다는 의사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면서 "쓰레기매립장 같은 기피시설인 차량기지 이전이 광명시민에게 입힐 환경·재산상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실질적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역 신설을 함께 요구해왔다"고 덧붙였다.
또 "국토교통부는 지속해서 답변을 회피한 채 이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광명시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는 일방적인 차량기지 이전 사업 절차를 당장 중단하고 광명시와 시민의 의견을 이전 계획에 충실히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시는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에 ▲차량기지의 친환경 지하화 ▲현충공원·철산·우체국사거리·소하·노온사역 등 5개 역 신설 ▲지하철의 서울역까지 운행 및 운행시간 5분 간격으로 조정 ▲차량기지 이전 과정에 광명시와 시민의 참여 보장 ▲제2 경인선 추진 시 노선 연계 등 재검토 등 5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박 시장 “국토부가 밀어붙이면 광명시 할 수 있는 게 없다”
박 시장은 성명서 발표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국토부가 밀어붙인다면 결국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이전 중단을 관철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환경영향평가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주민설명회가 무산되어도 사업 추진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절차상 문제가 없어 국토부가 밀어붙인다면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은 지난 2005년 ‘수도권발전 종합대책’에 포함돼 외곽 이전이 검토됐다. 이후 당시 건교부에서 광명KTX 인근 부지를 최적지로 선정했으나 추모공원과 도로IC로 인해 부적격 결론이 났다. 2007년 국토교통부가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착수를 시작했으나 광명시 등 지자체가 반대해 용역 중단과 재착수를 반복해왔다. 2010년부터 2011년 말까지 국토부와 지자체가 수차례 협의해 차량기지 지하화와 역사 설치 의견이 처음 제시됐다. 2017년까지 타당성 및 기본계획 재착수 등 지난한 과정을 거치다 지난 3월 국토부가 구로차량기지를 광명시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기습적으로 발표해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이와 관련 “국토부가 19일 기본계획용역을 수립하면서 시에 보고조차 없었다”면서 국토부의 일방적인 이전 계획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구로차량기지는 제2경인선 철도 건설 사업 추진에 필요 조건이다. 제2경인선(총연장 3.52㎞)은 인천 청학, 경기 광명을 거쳐 서울 노량진을 잇는 사업이다. 국토부가 지난 3월 11일 고시한 구로차량기지 이전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는 총연장 9.46m, 차량기지 면적 28만1932㎡, 3개역의 설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