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초등학교 통학로 한복판에 '우뚝'···이상한 가로등·분전함
  • 안정훈 기자
  • 등록 2019-05-08 16:37:44

기사수정
  • 항동초등학교 앞...엉뚱한 곳에 세워져 아이들 등하굣길 충돌 우려
  • 구로구, "SH와 이설 협의중···방법 강구하고 있다"
  • 항동주민들, "구로구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 볼멘 소리

항동초등학교 후문에는 이색적인 가로등이 하나 서 있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인도 한가운데서 길을 둘로 나누는 가로등이다. 바로 옆에는 분전함과 소화전이 쌍동이처럼 함께 서 있다.


항동초교 후문 옆 등굣길. 인도 한복판에 가로등과 분전함, 소화전이 떡하니 서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가로등은 일반적으로 인도 가장자리에 세워진다. 어느 지역이건 마찬가지다. 항동의 다른 가로등도 예외가 아니다. 항동지구의 가로등은 모두 인도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항동초등학교 옆에 세워진 이 가로등만은 독특하게도 길 한가운데를 막고 서 있다. 더욱이 이곳은 학생들이 날마다 이용하는 등하교 길이다. 학생들이 걷다 부딪히기에 딱 좋은 위치다. 


가로등 옆에 세워진 분전함도 특이하다. 야간에는 식별조차 쉽지 않아보이는 새까만 분전함이 인도 한복판에 '오뚝' 하게 서 있다. 분전함 역시 가로등처럼 보도 가장자리에 위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분전함은 그런 상식을 거부한다. 


정부는 지난해 사람이 이용하는 인도의 최소폭을 1.2m에서 1.5m로 확대했다. ‘보행자 중심’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분전함의 경우에도 변화가 있었다. 


청계천 옆 보도에 설치된 '보행안내사인' 분전함. 미관을 살리는 동시에 보행자에게 인근 지리 정보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 사진=안정훈 기자 분전함을 결합한 ‘보행안내사인 분전함’을 만들었다. 외관은 보행안내표지판이지만 분전함의 기능을 겸하는 구조다. 


서울시는 지난해 이 ‘보행안내사인' 분전함이 가로등 분전함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계천에 세워진 분전함은 사람이 다니는 길 가장자리에 세워져 보행을 방해하지도 않고, 분전함임을 알 수도 없게 디자인되어 있다. 


항동초등학교 옆 분전함은 다르다. 서울시가 도시미관에 좋고, 보행자에게도 좋은 도로를 만든다면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한 분전함이 보란듯이 세워져 있다. 그것도 넓지 않은 인도 한복판을 가로막고서다. 


항동초등학교는 학교 정문과 후문, 두 개의 등굣길이 있다. 서남투데이는 앞서 지난 4월 항동초등학교 정문으로 가는 통행로가 1m가 채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정문으로 향하는 통학로가 초등학생 2명이 걷기에도 좁는 길이다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은 등하교길에 분전함과 가로등이 독특한 모양을 자랑하는 저 후문 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구로구도 현재 항동초등학교 옆 가로등과 분전함의 위치가 잘못되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아직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 측의 기반시설 조성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밝히며 “SH와 (가로등과 분전함 등의) 이설을 위한 협의중에 있으며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구로구는 이 가로등과 분전함이 갖는 위험성도 익히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SH 측과 책임소재를 따질 것이 아니라, 구로구가 이 문제의 해결에 보다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자세로 나서야 할 것이라는 주민들의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4월 분점함 공사를 하는 모습이다. 이미 개교를 한 학생들은 공사 중인 이 길을 통해 등하교를 해야 했다. 가로등과 분전함을 이설한다면 이 모습을 다시 지켜봐야 한다. 사진=안정훈 기자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초격차 스타트업, 바이오 코리아 2025에서 세계 무대 도전장”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바이오 초격차 스타트업 24개사가 ‘BIO KOREA 2025’에 참가해 글로벌 기술 협력과 투자 유치에 나서며, 세계 무대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중소벤처기업부는 5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BIO KOREA 2025 International Convention(이하 바이오 코리아)’에 바이오 분야 초격차 스타.
  2. 윤호중 “이재명 재판은 민주주의에 대한 사법 폭거…5.12 이전 공판 중단해야”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첫 총괄본부장단 공개회의를 열고, 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사법쿠데타’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대선 전 이재명 후보에 대한 재판 강행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중대 사안이라는 주장이다.윤호중 총괄선대본부장은 6일 오전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
  3. 권영세 “대선 단일화 11일까지 반드시 이뤄야…실패시 비대위원장 사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후보 단일화 시한을 5월 11일로 못박으며, 단일화 실패 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후보와 만나 오해를 일부 해소했고, 협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그러나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그 시한...
  4. 광복 80주년 맞아…수원 독립운동길 걸으며 항일의 얼 되새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수원시가 개발한 4.5km의 근대 인문기행 코스 ‘대한독립의 길’이 일제강점기 수원의 항일정신과 독립운동의 현장을 고스란히 전하며 시민들의 역사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수원시는 일제강점기 격렬한 저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대한독립의 길’ 인문기행 코스를 개발해 시민들이 독립..
  5. 인천시, ‘3.6.9. 걷기 챌린지’로 건강도 챙기고 상품권도 받는다 인천시가 걷기를 통한 시민 건강 증진과 생활 속 운동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5월 7일부터 27일까지 ‘제2차 인천 3.6.9. 걷기 챌린지’를 운영하며, 참여 시민에게는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제공한다.인천광역시는 시민의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위해 모바일 앱 ‘워크온’을 활용한 ‘인천 3.6.9. 걷기 챌린지’를 진행한.
  6. 인천시의회,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 모집…의정 참여 확대 인천광역시의회가 의정활동을 시민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전달할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을 오는 21일까지 모집하며, 시민의 의정 참여 기회를 한층 넓힐 전망이다.인천광역시의회는 의정활동과 지역 소식을 시민들에게 보다 가깝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을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모집...
  7. 광명시, 시민이 작가 되는 ‘책문화 창작 여정’ 본격 추진 광명시가 글쓰기부터 독립출판, 책 전시와 출판기념회까지 전 과정을 연계한 시민 창작 플랫폼 조성사업을 시행하며, 시민이 주체가 되는 책문화 도시로의 도약에 나섰다.광명시는 5월부터 ‘쓰기부터 출판까지 시민 창작 플랫폼 조성사업’을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시민이 단순 수강자가 아닌 창작자로서 글을 쓰고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