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중심축인 이인영 원내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구로을 후보가 지난 15일 열린 총선에서 나란히 당선됐다.
서울시 구로구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내리 3선을 지내는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도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곳에서 3선을 지내고, 이번 총선에서 4선을 노렸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이 원내대표와 윤 당선인 모두에게 어려운 승부였다. 이 원내대표의 경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후보자의 선거유세 지원 도중 “고민정 후보를 당선시켜 주면 저와 민주당은 100% 국민 모두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윤 당선인은 미래통합당에서 3선의 김용태 의원을 ‘자객공천’했기 때문이다. 김용태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줄줄이 낙선할 때도 3선에 성공한 거물이다.
이 원내대표는 총선을 앞둔 지난 13일 고 후보의 선거유세를 돕는 중 “고 후보에게 힘을 주셔서 비상한 시기에 경제적 위기를 넘어설 수 있도록,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하지 않겠느냐”며 “고민정 후보를 당선시켜 주면 저와 민주당은 100% 국민 모두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야당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국민 혈세를 이용한 추악한 매표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14일 라디오에 출연해 “재난지원금을 받으려면 표를 팔고 구걸해야 하나”라며 “재난지원금이 국모 하사금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생당도 이러한 발언에 “이 원내대표의 경박한 언행이 놀랍지는 않다. 개혁입법에 힘을 보탠 야당을 똥물에 빗대던 얄팍한 본색을 잊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다.
투표일 직전 터진 논란에도 이 원내대표는 4선에 성공했다. 그는 16일 지역 주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투표로 결단하신 (코로나19) 조기 국난극복의 명령을 오늘부터 실행하고자 한다. 저에게 보내주신 압도적 지지의 힘으로 구로구민의 생계와 생업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며 “그래서 구로를 지키고 구로의 가치를 올리며, 더 좋은 미래를 꿈꾸겠다”고 약속했다.
윤건영 후보는 박 장관의 지역구인 구로구을에 출마해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으나, 미래통합당이 김용태 후보를 자객공천해 난전이 예고됐다. 두 사람의 매치업이 확실시된 후 구로구을은 서울시 내 격전지로 꼽혔다.
격전지라는 우려 속에서 윤 후보는 57.0%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2위 김용태 후보는 37.6%로, 두 사람의 차이는 약 19.4%p다. 김 후보는 지난 15일 오후 10시경 “승리한 윤 후보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김 후보는 윤 후보에게 한국경제가 정상궤도로 진입해 도약의 길로 나가는 것, 구로구를 새로운 구로로 발전시키는 것의 두 가지를 요청했다.
윤 후보는 당선 후 “정치가 무엇을 할지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구로 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