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광명시는 차량기지 이전을 추진하지 않겠다.”
지난해 5월 박승원 광명시장이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에서 한 말이다.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에 대한 광명시의 인식을 드러낸 대목이다. 광명시의 기조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승봉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장은 30일 광명시민운동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구로구 민원 해소를 위해 왜 광명시민이 희생해야 하나. 구로 차량기지 이전을 결사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박승원 광명시장, 임오경 국회의원, 시·도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시민 1000여 명이 함께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서로 거릴 둔 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구로차량기지는 지난 1974년 1호선이 개통하면서 구로동 일대에 조성된 차량기지다. 경인선과 경부선 전동차의 62%(908량)이 머무르는 곳이기도 하다.
차량기지가 조성될 당시 구로구는 서울시 외곽이었으나, 구로구가 점차 도심으로 성장하면서 소음 및 진동, 도시 단절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구로구민들은 차량기지 이전을 요청했고, 이게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은 지난 2005년 수도권발전 종합대책에서 시작됐다. 광명시는 당시부터 거듭 반대해 용역 중단과 재착수를 반복했다.
차량기지 이전 사업이 재조명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국토부와 광명시는 수차례 협의 끝에 차량기지 지하화와 역사 설치를 논의했다. 이때 국토부는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광명·시흥지구를 선정했다. 광명시의 요구사항이 대체로 반영되면서 차량기지 이전 사업도 현실화하는 듯했다.
그러나 광명·시흥지구는 주택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우려료 표류하고, 차량기지 지하화는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철회됐다.
이후 광명시는 다시 국토부와 협의해 차량기지 지하화와 5개 지하철역 신설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광명시의 격렬한 반대는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다. 요구사항 대다수는 거부당했고, 서울 구로구 문제를 광명시로 연장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결국 박 시장은 지난해 6월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은 시작 자체부터 잘못된 사업”이라고 맹비난하며 직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전했다. 이로 인해 서남권 전체의 현안 중 하나인 제2경인선도 막히는 추세다.
한편, 국토부가 계획한 차량기지 광명 이전 예정지역은 도덕산 한복판으로, 인근에 노온정수장과 밤일마을 등이 있어 환경 문제의 우려도 있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고시와 실시설계에 들어가 오는 2027년까지 이전 사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