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여성단체 “고용노동부, 대한항공 직장 내 성희롱 문제 엄중히 조사해야”
  • 이유진 기자
  • 등록 2020-11-18 13:15:12

기사수정
  • “피해자, 대한항공 내에서 인사이동 등 불이익 받아···추가 조사 요구에 ‘미온적’ 반응만”
  • 여성의당 “‘예방교육 실시하라’는 실효성 없는 권고수준에 그쳐선 안돼”

대한항공직원연대를 비롯한 공공운수노조, 여성단체가 18일 오전 11시 고용노동부 중부지방노동청 앞에서 "대한항공 직장 내 성폭력 및 성희롱, 괴롭힘 등 진정 엄중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를 비롯한 공공운수노조, 여성단체들이 18일 오전 11시 인천 고용노동부 중부지방노동청 앞에서 "대한항공 직장 내 성폭력 및 성희롱, 괴롭힘 등에 대해 엄중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한항공 직원이자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조합원인 A씨는 대한항공에서 최근까지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이로 인한 부당한 인사조치와 주변인들로부터의 2차 가해를 겪었다.

 

이에 A씨는 대한항공에 3차례에 걸쳐 진정을 제기했으나 회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가 조원태 회장에게 의견서를 제출하고서야 소극적인 조사를 받을 수 있었으나, 사측은 ‘정황은 공감하나 문제점이 없다’는 조사결과를 통보했다. 

 

결국 A씨는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진정을 한 상황이며, 회사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새롭게 취임한 조원태 회장의 ‘조직 혁신’ 선언···혁신 기대하며 문제 제기했지만, 오히려 ‘벼랑 끝’으로 내몰려

 

대한항공 내 성폭력 피해자 A씨를 대리한 최문현 노무사는 “진정인(피해자 A씨)는 대한항공 정규직 소속 직원으로 직장상사로부터 성희롱, 부당인사발령, 따돌림 피해로 정신과 진료를 받는 등 결국 휴직했다”며 “이후 다시 복귀했지만, 또 다른 직장상사로부터 성폭력(강간미수)까지 당했다. 하지만 불이익이 반복되는 것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고 A씨 진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최 노무사는 “하지만 진정인은 이후 알 수 없는 인사이동 시도 등 불이익이 지속됐고, 결국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강간미수 사건과 부당인사 이동에 대해 회사에 알리며 엄중조치를 요구했다”며 “그런데 대한항공은 강간미수 사건 가해자를 징계 없이 사직처리했고, 추가 조사 요구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결국 지난 9월 고용노동부에 진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항공 성폭력 피해자 A씨는 편선화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여성부장을 통해 발언문을 낭독했다. 

 

A씨는 “회사는 직장 내 성범죄를 가해자의 일탈로 정의하고 조직 내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도덕적 문제로 덮기에 급급했다”라며 “회사는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고 가해자의 사직서를 수리한 것이 저의 요청이었다고 거짓 주장하면서 성폭력 처벌에 관한 사용자의 책임을 피해자인 저에게 전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취임한 조원태 회장님은 조직 혁신을 선언했다. 그래서 회사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회사는 문제의식도 개선 의지도 없었으며, 오히려 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등 문제 “수직적 직장문화 먼저 변화해야”


대한항공직원연대를 비롯한 공공운수노조, 여성단체가 18일 오전 11시 고용노동부 중부지방노동청 앞에서 "대한항공 직장 내 성폭력 및 성희롱, 괴롭힘 등 진정 엄중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자로 나선 이현진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대의원은 대한항공 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예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현진 대의원은 “대한항공도 직장 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예방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나, 회사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외부강사 대신 매년 1회 온라인교육을 하고 있다”며 “이건 전혀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또한 수직적인 직장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을 끊이질 않을 것”이라며 “이번 진정으로 대한항공의 직장문화가 변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성폭력은 범죄이다. 또한,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것 또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대한항공 직장 내 성폭행·괴롭힘 사건, 적극적인 자세로 수사 임해야”

 

조한결 여성의당 인천광역시당 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국가기관인 고용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고, 또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는 것을 보아야 피해자들이 움츠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고용노동부에 철저하고 적극적인 수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조 위원장은 “대한항공에 대한 조사결과가 ‘예방교육을 실시하라’와 같은 실효성 없는 권고수준에 그쳐선 안된다”라며 “고용노동부는 대한항공 내 성희롱, 괴롭힘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상응하는 형사고발조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초격차 스타트업, 바이오 코리아 2025에서 세계 무대 도전장”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바이오 초격차 스타트업 24개사가 ‘BIO KOREA 2025’에 참가해 글로벌 기술 협력과 투자 유치에 나서며, 세계 무대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중소벤처기업부는 5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BIO KOREA 2025 International Convention(이하 바이오 코리아)’에 바이오 분야 초격차 스타.
  2. 윤호중 “이재명 재판은 민주주의에 대한 사법 폭거…5.12 이전 공판 중단해야”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첫 총괄본부장단 공개회의를 열고, 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사법쿠데타’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대선 전 이재명 후보에 대한 재판 강행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중대 사안이라는 주장이다.윤호중 총괄선대본부장은 6일 오전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
  3. 광복 80주년 맞아…수원 독립운동길 걸으며 항일의 얼 되새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수원시가 개발한 4.5km의 근대 인문기행 코스 ‘대한독립의 길’이 일제강점기 수원의 항일정신과 독립운동의 현장을 고스란히 전하며 시민들의 역사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수원시는 일제강점기 격렬한 저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대한독립의 길’ 인문기행 코스를 개발해 시민들이 독립..
  4. 권영세 “대선 단일화 11일까지 반드시 이뤄야…실패시 비대위원장 사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후보 단일화 시한을 5월 11일로 못박으며, 단일화 실패 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후보와 만나 오해를 일부 해소했고, 협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그러나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그 시한...
  5. 인천시, ‘3.6.9. 걷기 챌린지’로 건강도 챙기고 상품권도 받는다 인천시가 걷기를 통한 시민 건강 증진과 생활 속 운동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5월 7일부터 27일까지 ‘제2차 인천 3.6.9. 걷기 챌린지’를 운영하며, 참여 시민에게는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제공한다.인천광역시는 시민의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위해 모바일 앱 ‘워크온’을 활용한 ‘인천 3.6.9. 걷기 챌린지’를 진행한.
  6. 인천시의회,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 모집…의정 참여 확대 인천광역시의회가 의정활동을 시민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전달할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을 오는 21일까지 모집하며, 시민의 의정 참여 기회를 한층 넓힐 전망이다.인천광역시의회는 의정활동과 지역 소식을 시민들에게 보다 가깝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을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모집...
  7. 광명시, 시민이 작가 되는 ‘책문화 창작 여정’ 본격 추진 광명시가 글쓰기부터 독립출판, 책 전시와 출판기념회까지 전 과정을 연계한 시민 창작 플랫폼 조성사업을 시행하며, 시민이 주체가 되는 책문화 도시로의 도약에 나섰다.광명시는 5월부터 ‘쓰기부터 출판까지 시민 창작 플랫폼 조성사업’을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시민이 단순 수강자가 아닌 창작자로서 글을 쓰고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