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택배노동자들, "CJ대한통운 대리점 갑질에 속수무책···어설픈 대책으론 개선 안 돼”
  • 이유진 기자
  • 등록 2020-11-25 13:53:17

기사수정
  • 산재보험 가입 명목으로 개당 20원 수수료 삭감·해고통보 등 대리점 갑질 여전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가 대리점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이유진 기자)“CJ대한통운 박근희 대표이사가 택배 노동자 과로사 관련 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는 허울뿐인 대책이며 현장엔 여전히 죽음의 그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25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갑질의 속수무책인 CJ대한통운 과로사 대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2일 CJ대한통운은 올해 들어 과로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 9명과 배송 외 택배 종사자 4명 등 총 13명이 숨진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 과로사 대책으로 ▲분류지원인력 4000명 단계적 투입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 ▲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택배기사 산재보험 가입 ▲건강검진 주기 2년에서 1년으로 단축 및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 추가 등을 약속했다. 

 

산재보험 가입 명목으로 개당 20원 배송수수료 삭감···“단 한 명도 산재보험 가입 안돼 있어”

 

대책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안성터미널 공도대리점은 지난 7월 3일 소속 택배 노동자 16명에게 ‘산재보험 가입’을 이유로 택배 노동자들의 배송수수료를 일방적으로 건당 20원 삭감했다. 

 

이 수수료 삭감은 8월부터 차감됐으나, 대책위가 근로복지공단 등에 확인해본 결과, 지난 11월 23일 기준으로 현재까지 산재보험에 가입된 택배 노동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대책위는 “이것은 명백한 사기·임금갈취”라며 “CJ대한통운은 이런 일을 저지른 안성공로대리점과 계약을 파기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J대한통운이 최근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에 대해 사과하고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과 강도를 대폭 낮추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날 기자회견에는 안성터미널에서 근무하는 권 모씨 택배노동자가 참석해 발언했다. 

 

권 씨는 “대리점 측에서 산재보험이 의무화된다고 말하면서 택배 노동자들에게 이에 따른 비용 발생 부담이 크니 수수료 20원을 차감하겠다고 했다”라며 “배송 수량에 따라 그 금액이 달라지는 데 많게는 20만원이 넘어가고, 적게는 10만원의 수수료가 차감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 산재보험은 가입도 안 돼 있고, 이 부분에 대해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책위는 “CJ대한통운은 과로사 대책 발표 당시 산재보험을 막는 대리점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대로라면 산재보험 가입을 이유로 일방적인 수수료 삭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대책위에 따르면 서초터미널에 한 택배 노동자는 물량의 일부를 타 대리점 동료에게 부탁했다는 이유로 대리점 소장으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 이는 CJ대한통운이 소화하기 어려운 배송물량을 나눔으로써 일의 강도를 줄이자는 ‘초과물량 공유제’ 취지가 이행되기는 커녕 해고통보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 과로사 대책 제대로 이행 안 돼···오히려 악용되는 사례 발생 

 

대책위는 “연이은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했지만, 현실에서는 과로사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오히려 악용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원청인 CJ대한통운의 안일한 과로사 대책 이행과 소홀한 관리 감독에 있다”고 문제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은 과로사 대책 이행과 관련한 위 상황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라며 “응당하고 책임있는 엄중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CJ대한통운의 택배현장은 어설픈 과로사 대책으론 전혀 개선되지 않을 만큼 갑질과 편법·꼼수 그 자체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책위는 “지금이라도 CJ대한통운이 택배현장에서의 과로사 대책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라며 “대리점의 갑질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 원청이 책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현대글로비스, 공급망 관리 경쟁력 입증… 글로벌 파트너 연달아 호평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파트너들로부터 우수 협력사로 선정되면서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미국 완성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선정한 ‘2023 올해의 우수 협력사(Supplier of the Year)’에 포함됐다고 19일 밝혔다.전 세계에서 모두 86개 회사가 선정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에 선...
  2. 전교조, 교육부와 수능 업무 간소화를 위한 협의 진행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사들의 업무를 지나치게 가중시켜 왔던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와 납부 방식의 온라인화 등 업무 간소화에 나선다. 아울러 수능시험이 국가 사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업무인 만큼 수능 감독교사의 휴무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을 들고 4월 12일 교육부와 협의를 시작했..
  3. 오기웅 중기부 차관, 한국정책학회 춘계학술대회 참석 중소벤처기업부 오기웅 차관은 4월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4년도 한국정책학회 춘계학술대회 개회식에 참석했다.설립 32년째를 맞는 한국정책학회는 올해 ‘시대전환을 선도하는 정책연구’를 올해의 대주제로 설정하고, 이번 춘계대회에서는 ‘국민통합과 혁신’이라는 소주제 아래 다양하게 산재하여 있는 정책문..
  4. 구로구, 주민참여예산 사업 ‘포충기, 해충기피제 분사기 설치’ 완료 구로구는 2024년 주민참여예산으로 동 지역사회 사업인 포충기와 해충기피제 분사기 설치를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포충기가 설치된 곳은 궁동생태공원 원형광장 주변으로, 포충기 설치는 수궁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제안해 추진하게 됐다. 수궁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매년 5~9월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 영화 상영 사업을 추진하는데 ..
  5. 윤미향 의원, ‘동물학대 거제씨월드 형사처벌 촉구 기자회견’ 개최 윤미향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지난 17일 오후 2시 40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함께 ‘동물학대 거제씨월드 형사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2월 말 거제씨월드에서 공연에 동원된 쇼돌고래 2마리 ‘줄라이’와 ‘노바’가 폐사했다. 해양수산부의 부검 .
  6. ‘시화호 30주년 기념’ FC트롯퀸즈 초청 친선경기 열려... 거북섬 ‘들썩’ 시흥시가 시화호 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지역사회에 활력을 높이고자 19일 시화MTV 보니타가 옥상 풋살구장에서 FC트롯퀸즈를 초청한 친선 축구 경기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트로트와 스포츠 마케팅을 활용해 ▲시민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도시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뿐 아니라,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해 ▲거북섬을 ...
  7. 김미경 은평구청장,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 동참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환경부가 주최하는 ‘바이바이 플라스틱(Bye Bye Plastic)’ 챌린지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 챌린지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범국민 실천 운동으로 누리소통망(SNS)에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로 약속하고 독려하는 내용을 담아 올린 후, 후속 주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미경 은평구청장.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