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CJ대한통운, 분류인력 비용 떠넘겨··· 사회적 합의 만들어야"
  • 서진솔 기자
  • 등록 2020-11-05 13:55:50

기사수정
  • "대리점 통해 택배노동자에게 비용 부담 전가시킬 것 종용"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5일 오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서진솔 기자)CJ대한통운이 지난달 과로사 대책으로 발표한 분류지원인력 비용에 대해 “50%를 지원할테니 나머지 50%는 대리점 내에서 협의해 진행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택배 노동자에게 강제로 전가시킬 우려가 상당히 높다”며 정부와 국회, 택배사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5일 오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류작업 인력 비용을 대리점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CJ 대한통운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22일 택배노동자들의 과로로 인한 사망에 대해 사과하며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달부터 인수 업무를 돕는 분류지원인력을 현재 직고용 인력 1000명에서 4000명까지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내용 등이다. 이에 매년 약 500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주 지역별로 대리점 소장들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분류지원인력 비용에 대해 “본사가 50%를 지원할테니 나머지 50%는 대리점 내에서 협의해 진행하라”고 통보했다. 대책위는 이날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대리점의 경우 택배 노동자에게 강제로 전가시킬 우려가 상당히 높다”며 기자회견을 마련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택배 연대노동조합의 분류 인력 비용 부담 및 물량제한 강요신고센터를 통해 들어온 사례를 보면 경기도 소재 A 대리점은 본사 50%, 대리점 30%, 택배 기사 20%로 규정하고, 인력 투입 비용이 1인당 100만원을 초과해도 50만원까지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B 대리점의 경우는 본사 50%를 제외한 나머지 50%는 모두 택배 기사에게 부담시키겠다고 밝혔다.

  5일 오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분류인력 비용전가 중단하라'는 피켓이 놓여 있다. (사진=서진솔 기자)

박석운 대책위 공동대표 겸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재벌 택배사가 모든 결정을 하고 모든 이익도 가져가고, 인원 관리 통제하는 일만 하고 대리점 소장들은 중간착취를 일삼는다. 원시적 수탈 체계를 바꿔 노동구조가 현대화돼야 한다”면서 “시민 사회가 함께 논의해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택배 산업 전반적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완 진보당 노동자당 대표는 “대리점을 통한 중간착취 구조가 해결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일하다가 쓰러지는 비참한 현실은 더 이상 반복되면 안된다”며, “정부, 국회, 택배사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택배사가 발표한 대책이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분류 인력 비용을 전가시키는 양상이 특이하다. 지난 추석 때 택배 대리점에 노동조합원이 없는 경우 약속한 지원 인력을 투입하지 않은 것처럼 조합원이 있으면 대리점이 눈치를 보는데, 없는 경우는 쉽게 떠넘기고 있다”면서 “택배노동자 스스로 노조로 뭉쳐 부당한 현실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원 대책위 공동대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CJ대한통운은 대리점을 통해 택배노동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시킬 것을 종용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며, “현장의 노동자들과는 아무런 상의없이 지점과 대리점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하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류 작업 인력 투입 비용 전체를 사측이 부담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면서 “나아가 정부와 대책위가 요구하고 있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에 참가해 세부사항을 대책위와 직접 마주앉아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최신뉴스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스공사, 2025년 CBC KOREA 창업경진대회 지원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11월 24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2025년 CBC 창업경진대회 지원금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이날 행사에는 김천수 가스공사 경영관리부사장과 허영우 경북대학교 총장 등 양 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CBC(Creative Business Cup) 대회는 창의적 사업 모델 지원 및 청년 기업가 양성을 목적으로 덴마크 CKO(Center for Cul...
  2. 수출입은행, `셀트리온 미국 생산시설 M&A` 3500억 원 지원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황기연, 이하 `수은`)은 셀트리온의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 생산시설 인수(M&A)를 위해 3500억원의 금융을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이번 수은 금융지원을 통해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내 생산과 판매체계를 일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바이오산업은 국가 안보의 핵심요소이자 세계 경제 성장을 견...
  3. 오세훈 시장 “용산, 대한민국 미래 여는 도시 표준”… 국제업무지구 기공식 개최 서울시가 27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을 열고 2028년 부지조성 완료와 2030년 초 입주를 목표로 하는 초대형 도시혁신 프로젝트의 본격 착수를 선언하며 용산을 국가 미래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기공식은 27일 오후 2시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 시민과 사업시행자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lsq...
  4. 관악구, 오래된 지하보도의 변신…문화 활력 더한 `언더그라운드 관악`으로 재탄생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어둡고 오래된 지하보도 공간을 전면 개선해 쾌적한 `도시형 문화 보행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주민 일상에 활력을 더했다.지난 27일 개최된 준공식에는 박준희 관악구청장을 비롯한 시의원, 구의원 등 8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형태의 복합 문화공간 조성을 축하했다. 주민과 함께 공간개선 과정을 영상으로 시청..
  5. 하나은행, 맥도날드와 생활금융 생태계 확장 나서 하나은행(은행장 이호성)은 지난 24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본점에서 글로벌 외식 브랜드 맥도날드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손님 중심의 생활금융 서비스 확대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식에는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김기원 맥도날드 코리아 대표이사를 비롯해 양사 임직원들이 참석했으며, 금융과 라이...
  6. “어르신의 참여가 지역을 따뜻하게 만든다” 구로구, 2026년 노인일자리 5,014명 모집 구로구가 내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5,014명 모집해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확대와 일자리 기회를 강화한다.28일 서울 구로구(구청장 장인홍)는 내년 ‘2026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5,014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올해보다 모집 규모가 383명 늘고 총사업비도 8% 증가한 207억 원이 투입되며,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를 통해 지역 내 ..
  7.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 `가결`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된 `추 의원 체포동의안`은 총 투표수 180표 중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효 2표로 국회 동의를 얻어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