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국토부 장관 후보자, 토지임대부·분양원가공개 등 시행해야 국민 신뢰받을 것”
  • 서진솔 기자
  • 등록 2020-12-22 18:12:07

기사수정
  • [인터뷰]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진행된 <서남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영선 기자)지난 4일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국토교통부를 이끌어온 김현미 장관이 교체됐다. 3년 5개월 동안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을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여론도 여전히 회의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을 물은 결과 59%가 '오를 것', 13%는 '내릴 것', 18%는 '변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상승 전망은 2018년 9월 50%, 2019년 12월 55%, 올해 7월 초 61%로 현 정부 출범 후 매년 경신됐다.

 

이에 문 대통령은 구원투수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낙점했다. 변 후보자는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이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국가균형발전위원 등을 거쳤다. 

 

변 후보자는 교수 시절부터 공공자가주택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공공자가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과 분양받은 뒤 공공에만 되팔 수 있게 하는 ‘환매조건부 주택’을 일컫는다. 그는 18일 국토부 출입기자단 온라인 간담회에서 “분양과 임대 두 형태의 주택으로는 모든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며 ”다양한 유형의 공공자가주택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진행된 <서남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변 후보자에 대해 “3년 넘게 공기업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시민운동 할 때 주장했던 정책을 한 가지도 시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토지임대부 주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7억원 아파트 옆에 3억원 아파트를 공급하면 집값은 반드시 하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 후보자가 23일로 예정된 국회 청문회에서 이와 함께 분양원가공개,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제 등을 공언하고, 이행한다면 국민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인터뷰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구의역 사고 발언 등 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아닌 부동산 정책에만 집중해서 진행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0월 8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다음은 일문일답.

 

-국토부 장관이 3년 5개월 만에 교체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 초 수준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흐름을 보면 4월 총선까지만 집값이 안정됐다. 이후 5월 용산 미니신도시, 6월 잠실 MICE 개발 발표 등을 통해 공급 확대 대책을 발표했고 용산, 마포, 여의도, 송파, 강남 집값이 폭등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차례 대책을 발표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11월 19일 호텔, 상가, 사무실을 개조해서 공공주택을 늘린다고 밝혔고,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면 전환용으로 장관교체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변창흠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보는가. 

 

“LH 사장 1년 7개월 동안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민간 건설업체보다 월등히 싸고 질 좋은 아파트를 꾸준히 공급하는 등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해 박수를 받은 인물이어야 지명을 잘했다고 할 수 있다.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은 좋은 정책이다’라고 말했지만, 3년 넘게 공기업에 있으면서 한 채도 적용하지 않았다. 분양원가도 공개하지 않아서 경실련이 소송 중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 때도 시행했던 부분이고, 법안 개정 없이 공기업 사장의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정책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회의원이 물었더니, 국토부와 협의해서 허가하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국토부 눈치만 보고 있는 셈이다.”

 

변 후보자는 21일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답변 자료에서 "LH에서 근무하면서 분양원가의 공개는 적정성 논란 등 소모적인 문제가 크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LH는 경실련이 12개 단지에 대해 설계내역서·도급내역서·하도급내역서 등에 요청한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했다. 이에 경실련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4월 1심에서 승소했지만, LH가 항소했다.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은  18일 <서남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3년 넘게 공기업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시민운동 할 때 주장했던 정책을 한 가지도 시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사진=이영선 기자)

-그렇다면 변 후보자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사실상 임기가 1년 반밖에 남지 않았는데 기존 주택이 아닌 새집을 빨리 공급하는 면피용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정권의 부동산 정책도 임기 말이나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면 강화했던 세제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또, 오른 집값에 비해 보유세는 얼마 되지 않는다. 임대사업자는 그동안 면세 혜택도 있었다. 세금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다주택자들이 집값이 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껴야 ‘집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 후보자가 내세우고 있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2011년 서초 우면지구, 2012년 강남 세곡지구에 각각 358세대, 402세대가 공급되기도 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2010년대 초 강남 주변 아파트 시세가 8억인데 LH가 건물만 30평 2억원, 토지까지 3억원에 분양했다. 주변 시세도 덩달아 하락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보금자리) 주택을 200만 채 공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민간 분양 아파트는 100만 채 이상이 미분양됐다. 그러나 이전 LH 사장이 펼쳤던 정책을 변 후보자는 하지 않았다. 2006년 시민 운동할 당시에는 좋은 정책이라고 말하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하니까 문제가 있는 정책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렇다면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안이 해답이 될 수 있나.

 

“그렇다. (아파트 건물만) 분양하고, 원가를 공개하면 된다. 7억원 아파트 옆에 3억원 아파트를 공급하면 집값은 반드시 하락한다. LH, SH 등 공기업은 토지수용권, 토지용도 변경권, 독점 개발권 등 3대 권력을 가지고 있다. 새 아파트를 주변 시세의 반값에 계속 공급하라는 뜻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야당이나 보수언론의 우려도 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2006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의 당론이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주호영 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해서 관련 법안을 만들고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했다. 그러나 2016년 박덕흠 의원 등이 이 법안을 없앴다. 그러고 변창흠 후보자를 공격한다. 건설업자와 재벌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변 후보자가 긍정적 평가를 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2006년 야당 서울시장이 분양원가공개, 분양가상한제, 후분양제를 약속했고, 다음 해 마곡지구 인근 발산에 33평 아파트 원가는 2억원, 송파에 33평 아파트는 2억 5000만원도 안 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변창흠 후보자도 LH 사장 재임 시절 이러한 정책을 시행했다면 기대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회의적이다. 청문회에서 과거 LH가 공급한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한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토지임대부 아파트까지 시행해야 집값이 잡히고 국민들은 안심한다. 주택 정책이 재벌과 건설업자가 아닌 무주택자와 청년을 위할 때 거품은 빠질 것이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한중 경제장관회의 개최, 회의 재개로 양국 간 협력의지 재확인 기획재정부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발개위)는 5월16일(목) 18:00(베이징 17:00), `제18차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mmittee)는 중국의 거시・실물 경제를 총괄하는 수석부처이다. 2022년 8월 이후 약 2년 만에 개최된 18차 회의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산제(..
  2. 은계호수공원 힙한 아티스트 총출동, ‘시흥 힙한 페스티벌’ 개최 시흥시가 오는 5월 25일 오후 5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은계호수공원에서 ‘2024 시흥 힙한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024 시흥 힙한 페스티벌’은 힙합이라는 대중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시흥을 전국적인 문화명소로 특화하고, 스마트한 문화도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기획된 축제다. 국내 유명 힙합 뮤지션들의 공연뿐만 아니...
  3. 현대차 정몽구 재단,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임팩트 스타트업 캠프 개최 현대차 정몽구 재단(재단)은 지난 16일(목) 경기 롤링힐스 호텔에서 ‘임팩트 스타트업 캠프’ 행사를 개최했다. ‘임팩트 스타트업 캠프’는 재단이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사업으로 선발한 12기 스타트업 20팀 대표와 임팩트 스타트업 육성·투자 전문가(김영덕 혁신의숲 고문, 양경준 크립톤 대표, 김정태 엠...
  4. 尹 대통령,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양국의 각별한 인연에 대해 환담 나눠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말미에 상대국에 대한 각별한 인연에 대해서도 환담을 나눴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훈 마넷 총리는 작년 8월 총리 취임 전에도 다양한 계기로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고 하면서, 특히 2008년부터는 3년 연속 대테러특수부대 사령관 자격..
  5. 이재준 수원시장, “탄소중립 실천한 기업 국가가 인증하는 ‘ESG 기후공헌 인증제’만들자 ” 이재준 수원시장이 “탄소중립을 실천한 기업을 국가가 인증하는 ‘ESG 기후공헌 인증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16일 광명시 라까사호텔에서 열린 ‘기후위기대응·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준 시장은 “기업이 탄소중립에 참여해야 그 지역에 탄소 감축이 이뤄...
  6. 고용률ㆍ경제활동참가율 4월 기준 역대 최고 올해 4월 15세 이상 고용률(63.0%, +0.3%p)ㆍ15~64세 고용률(69.6%, +0.6%p)ㆍ경제활동참가율(65.0%, +0.6%p) 모두 4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견조한 고용흐름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와 노동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자수(+26.1만명)가 전년동월대비 20만명대 증가를 회복했고, 업종별로는 제조업 고용이 17개월만에 두 자릿수 .
  7. 안산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업무협약… 디지털 혁신 생태계 조성 안산시가 민간기업과 협력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으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 생태계 조성을 선도해 나간다. 안산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한양대학교 에리카, 경기테크노파크와 카카오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한 첨단기업 육성과 공공부문 디지털 혁신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이 같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