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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⑤, “서울시장 선거는 실력으로 하는 선거”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1-01-12 20: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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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은희-나경원-오세훈 3강 구도로 국민의힘 경선 치러질 것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정치부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가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취재를 나갈 무렵에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을 정규적으로 누비는 여성 기자들의 숫자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조은희 구청장은 자신이 지방행정 전문가임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도 인터뷰의 중요한 고비마다 과거 기자 시절에 익혔을 녹슬지 않은 정무 감각을 뽐냈다.

안철수 대표에게는 정책적인 디테일이 없다


조은희 구청장이 2018년 봄, 서리풀터널 공사현장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서초구청 제공)

공희준(이하 공) : 구청장님께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토론전에서 격돌하면 안 대표를 한 방에 제압할 수 있다고 자신하시나요?


조은희(이하 조) : 그렇게까지 과신한다면 오만한 것이고, 그래도 안 대표와 정정당당한 진검승부를 꼭 한번은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살아온 삶과 제가 꿈꿔온 미래비전과 제가 준비해놓은 서울시의 변화와 발전 방안을 1천만 서울시민들로부터 제대로 검증ㆍ평가받고 싶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새해 첫날에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이 서울시가 역점정책으로 추진해온 도시재생사업 1호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도시재생사업은 현재 종로구 창신동뿐만 아니라 용산구 서계동, 양천구 신월동 등의 다른 동네들에서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도시재생사업의 본질은 뭐냐? 재개발을 불허하는 상태에서 헌 집을 새 집처럼 단장해주겠다는 것입니다.

 

공 : 쉽게 말해서 오래된 낡은 옛 집을 그대로 유지하는 걸 전제로 인테리어 공사만 대신해주겠다는 거네요. 번듯한 새 집에서 살기 바라는 사람들로서는 우리가 두꺼비만도 못하냐는 반감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조 : 인테리어 공사라도 그나마 잘해줬으면 뒷말이 없겠죠. 실상은, 주민들이 도대체 사업시행 전과 비교해 나아진 게 뭐냐고 불만을 토로하는 일에 무려 1천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습니다.

 

공 : 돌아가신 박원순 시장께서 서울시내 도처를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걸 생전에 무척 좋아하시기는 했습니다.

 

조 : 국민들의 혈세로 조성된 예산의 상당 부분이 도시재생사업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의 운영비로 들어가고 말았어요.

 

공 : 시민단체들이 끼어드는 일들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가 허다하더라고요.

 

조 : 저는 안철수 대표보다도 훨씬 더 오래전에 창신동과 숭인동 지역을 주의 깊게 돌아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곳을 다녀와서 내린 결론은 구체적 대안 없이는 도시재생 문제에 함부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한두 군데 돌아본 데 머물지 않고 더 많은 지역을 살펴봐야 시민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온수동에 들렀을 때는 구로구에다가 왜 자꾸 고집스럽게 임대주택만 짓는지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도봉구 창동을 방문했을 적에는 창동역 민자역사의 신축공사가 거의 10년간 중단된 광경을 목격하고서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공사가 기약 없이 중지된 탓에 전동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필수적 안전시설인 스크린 도어 설치도 한없이 지연되고 있었습니다.

 

공 : 저희 가족이 몇 년 전에 노원구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데, 서울 북부 지역의 전철역들에는 승강기가 없는 곳이 워낙 많아서 무거운 아기 유모차를 승객인 제가 직접 손으로 옮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제 아내는 그 사이에 아이를 안고서 힘들고 위험하게 계단을 오르내렸고요. 저는 서울 북부 지역에 만연한 고질적인 경제적 낙후함과 뿌리 깊은 정치적 무기력증이 더는 견딜 수가 없어서 월계동에서의 전세계약이 만료되자마자 한강 건너 송파구로 결국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사를 왔습니다.

 

조 : 저는 안철수 대표가 시민들의 삶의 현실에 두 발을 확고히 딛고서 서울이 당면한 문제와 현안들을 해결할 해법을 모색하는 정치가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안철수 대세론’이 안철수 대표에게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정무적 분석을 가차 없이 내놓았다. 그는 정책적 측면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구체성과 실천 능력이 모자란다고 서슴없이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구체적 경선 일정을 서둘러 확정해야


조은희 구청장은 나경원 전 의원(사진)과의 당내 경선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사진 김대희 기자)

공 : 나경원 전 의원이 저만 구사하는 특유의 표현을 쓰자면, 요즘에 정치적으로 부활을 당했습니다. 기적처럼 거의 완벽하게 부활당했습니다. 왜냐면 나경원 부활의 주역이 당사자인 나경원도 아니고, 소속정당인 국민의힘도 아니고,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인 이유에서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현 법무장관의 종횡무진한 전천후 맹활약이 특히나 돋보였습니다. 물론 상대적인 비교우위이기는 합니다만, 지금은 나경원 전 장관의 이미지가 조국 전 장관이나 추미애 장관의 이미지와 견주어 대중들 사이에서 외려 더 좋을 지경이에요. 나경원 전 의원이 비호감 정치인의 최고존엄이었던 시절을 염두에 둔다면 상전벽해도 이런 상전벽해가 없습니다. 그래서 조은희 구청장님 입장에서는 당 밖의 최고 강적이 안철수 전 대표라면, 당내의 최대 난적은 나경원 전 의원인 형국입니다. 제 서론이 길었는데, 당내의 최대 난적인 나경원에 대한 구청장님의 인물평이 궁금합니다. 나경원 전 의원이 극단적으로 호오가 엇갈리는 정치인의 대표주자이거든요.

 

조 : 제가 속내를 밝혀야만 할 것 같아요. 신년 초에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서 솔직히 좌절감이 좀 들었어요. 언론에서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판세를 안철수-박영선-나경원 3자 구도로 몰아가려는 기색이 역력했기 때문입니다. 저로선 약간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것 때문에 제가 새해의 첫 며칠 동안을 무척 힘들게 지냈습니다.

 

공 : 이불킥까지 하셨다는 사실을 가감 없이 공개하시다니 오히려 신선합니다. (웃음)

 

조 : (목소리에 결기와 투쟁심을 담으며) 그렇지만 새해의 첫 번째 월요일이 시작되는 순간 다시 힘을 냈습니다. (웃음) 저는 당 지도부에서 구체적 경선 일정을 조속하게 밝혀주면 제가 머잖아 당내 3강 중의 하나로 떠오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공 : 좌절도 빠르시고, 회복도 빠르시네요.

 

조 : 우리 당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해보면 제가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예상자들 중 오세훈 전 시장님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에는 2등, 오 전 시장님이 들어갈 시에는 3등을 줄곧 달려왔습니다. 서울시장 선거는 실력으로 승부하는 선거입니다. 이름값이나 유명세에 기대어 치르는 선거가 아닙니다. 따라서 후보자가 서울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출마자가 그 희망의 메시지를 구체적 정책으로 현실화시킬 수 있는 추진 역량을 갖췄느냐 갖추지 못했느냐가 다가오는 서울시장 선거의 승패를 확연하게 가를 거라고 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는 진심은 기적을 낳는다고 믿어요. 이건 제 책에 넣은 문구이기도 합니다.

 

공 : 「귀를 열고 길을 열다」 말씀이시죠?


조 : 예, 그렇습니다. 저는 제 진심이 서울시민 여러분께 반드시 전달될 것이라 봐요.

 

공 : 안철수 대표도 진심을 유난히 강조하시는 분인데, 그럼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어쩌면 진실게임이 아닌 진심게임이 될 수도 있겠네요.

 

조 : 말로만 얘기하는 진심은 진짜 진심이 아닙니다. 능력으로 증명하는 진심이 진정한 진심입니다.

 

공 : 실력 있는 진심이 진짜 진심이라는 의미인가요?

 

조 : 예, 맞습니다. 서울시정은 상상을 불허할 지경으로 복잡다단한 행정입니다. 그러므로 행정에 완전 문외한인 아마추어 초보 운전자가 서울시장이 돼서는 안 됩니다. 서울시장 자리를 대권으로 향하는 지름길 정도로 여기는 영악한 야심가가 시장으로 선출되어서도 안 됩니다. 이런 영악한 야심가는 하루라도 대권을 빨리 쟁취하려고 과속을 일삼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청와대를 목적지로 주행하다가 제때 도착하는 일이 여의치 않게 되자 서울시청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유턴 운전자’가 수도 서울을 이끌어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공 : 마지막 비유는 누가 들어도 안철수 대표를 빗댄 말처럼 들릴 메시지이네요.

 

조 : 꼭 그런 건 아니고….

 

조은희 구청장은 정치부 기자와 청와대 참모로 일해 본 만만찮은 구력의 소유자이다. 그는 이 대목에서 신속하게 치고 빠지는 전술을 막힘없이 노련하게 구사했다.

 

조 : 서울시는 10년 무사고의 준비된 모범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야만 합니다. (⑥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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