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온 업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서울버스 역시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작년 서울버스 총 승객 수가 전년 대비 4억 6342만명 감소했고, 운송수입도 4738억원 줄어 상당수 노선이 어려운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공항버스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2020년 총 수송인원이 212만명으로, 전년 대비 1242만명 줄어 감소 폭은 무려 85.4%로 나타났다. 5월에는 99.1%까지 감소했다.
확산세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월에 승객 수가 이미 40.8%나 줄기 시작해, 3월부터 연말까지 월 평균 97.1%가 감소했다. 대다수 노선은 도산을 막기 위해 시와 협의 하에 운행을 중지한 상태다.
다음으로 심각한 것은 마을버스다. 지난 한 해 이용객이 전년 대비 약 27% 줄었다. 코로나 확산세가 두드러졌던 3월과 12월에는 40% 전후까지 승객이 감소했다.
이용객수 감소율이 큰 상위 10개 노선 중 8개 노선이 모두 대학가 주요 지하철역 경유 노선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파악된다.
승객 수 급감에 따른 경영 부도와 폐선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각 자치구는 전체 마을버스 249개 노선 중 175개 노선에 대해 평균 17%, 최대 30%까지 운행 횟수를 줄인 상태다. 이로 인해 배차간격이 최대 15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시내버스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356개 노선 전체 시내버스의 지난 한 해 승객 수는 전년 대비 22.7% 감소했고, 마을버스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3월과 12월에는 감소율이 각각 33.7%, 36.1%에 달했다.
이렇듯 시와 버스운송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을 위해서는 승객 수 감소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버스 운행 감축, 폐선 등으로 시민들이 추가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준공영제로 시 예산을 지원받는 시내버스는 경쟁입찰로 최저금리를 제시한 은행을 통해 6000억원의 대출을 받아 재정부족액을 충당하며 버티는 중이다.
작년 한해 서울시는 11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 마을버스업계 긴급 재정지원을 실시했으나, 시내버스의 경우에는 추경편성도 어려워 여전히 재정부족액이 5608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버스운송업이 생활필수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버스업계에 대한 지원책은 전무하다시피 했다며 이번 정부에서 논의 중인 코로나19 손실보상에는 버스업계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평균 운송수입금이 2억원 줄어든 마을버스는 운송수입금만으로는 도저히 인건비, 연료비 등 기본 운영비 충당이 어려워 폐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승객 수 감소가 가장 컸던 노원구 월계~공릉동지역을 운행하는 금창운수 마을버스 신현종 대표는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상황을 맞아 당장이라도 폐업하고 싶지만 대출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다"며 "요금인상도 수년째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운수업계가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본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이번 코로나 손실보상에 교통소외지역 시민의 발인 마을버스가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객 수 감소가 가장 심각해 연간 운영 수입이 전년대비 85.7% 감소한 공항버스 업계 관계자 역시 “과거 메르스, 사스 등 전염병 사태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항공 이용객의 이동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업체의 도산을 막기 위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업계-자치구-서울시가 고통 분담을 통해 서울버스 운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국회와 정부 차원의 관심을 통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서도 애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 한 해 버스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던 것처럼 2021년에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울버스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