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현상 등 지하수 유출로 인한 지반침하 발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하고속도로 등의 공사로 인한 지하수유출과 지반침하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이찬우 한국터널환경학회 부회장은 3일 오후 7시 서울시 구로구 항동 목양전원교회에서 인근주민 15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도시 터널공사의 문제점과 피해주민 대응방안’ 발제에서 “대부분의 환경영향평가서는 유출된 수량을 채워줄 외부 지하수 함양률을 한강기준인 12.8% 정도로 산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외부 수량 유입으로 유출된 지하수를 보충할 것이라 전망하지만 유입 함양율 자체가 잘못 적용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수량이 풍부한 백두대간의 함양률도 11.5%고, 항동의 경우 0.47%에 불과하다. 유출된 지하수는 회복되기 어렵고 지반침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런 환경영향 평가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예산낭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부회장은 공사기술의 안정성에 대해 “항동지역은 특히 유출수량의 보충이 불가능하므로 발파공법이 아닌 굴착공법으로 바꾸어야 안전하다”며 “공무원들은 예정 노선의 변경으로 타 지역 주민의 반발을 사는 식의 폭탄돌리기는 하지 않을 것이며, 기술적으로 최적의 노선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서부간선지하도로, 서울-세종 고속도로 등 지하터널이 관통하는 지역의 비상대책위원들이 참석했는데, 각 지역의 현안과 진행상황 등을 공유한 뒤 연대와 공동대응을 해나가기로 방향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