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가 여의도 업무지구 내 청소, 경비, 시설관리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서울 3대 도심의 청소, 경비, 시설관리 등 건물관리업 종사자 노동환경에 대한 최초의 접근으로, 구는 면밀한 현황 파악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자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실태조사를 추진했다.
조사는 영등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서 실시했다. 조사원들이 여의도 업무지구를 180여 차례 방문하여 대면 조사를 진행했으며, 건물관리 노동자 514명에 대해 설문조사 및 심층 면접조사를 완료하였다.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은 청소노동자의 경우 해당 직종에서 일한 기간은 평균 8년 8개월이고 평균 연령은 64.3세이다. 경비직은 해당 직종에서 평균 6년 10개월 근무했으며 평균 연령은 62.1세이다. 시설직은 근속 기간 11년 7개월, 평균 연령 54.6세로 상대적으로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 40시간 기준 월평균 임금은 청소 직종은 총액 기준 187만 3000원, 경비직종은 219만 9490원, 시설직종은 263만 4600원가량이다.
고용불안에 대한 설문에서는 ‘계약기간 종료로 인한 해고’ 응답이 24건, ‘용역업체 변경으로 인한 해고’가 10건, ‘별다른 이유 없이 관리자가 일방 통보하여 해고’가 5건이었으나 고용불안 사례를 겪은 적이 ‘없음’이 대다수로 나왔다. 하지만 면접 조사에서는 열악한 조건이나 부당지시 등에도 항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고용불안을 꼽기도 하였다.
표본 수가 가장 많은 청소 직종의 경우 하루 약 9시간을 사업장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원 출근 전 업무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작업능률 때문에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1시간씩 일찍 출근하는 관행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휴게시간은 평균 2.3시간이며 건물 대부분 별도의 휴게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게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반면, 냉난방, 환기, 온수시설 등을 사용하기에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15.2%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해 다소 낮은 평가가 나왔다.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에 대해서는 1순위로 저임금 문제(37.4%)를 꼽았으며 다음으로 낮은 사회적 평가(15.7%)가 힘들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사업장에서 겪는 부당한 경험에 대한 대처 방식으로는 참고 지낸다는 응답(39.8%)이 가장 많았으며 개인적 항의(35.8%), 관련 기관 문의 및 진정(11.4%), 회사 사직(9.8%)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 대해서는 저임금 해소를 위한 최저임금 정책(50.1%)과 고용승계 의무화(24.2%)를 가장 선호하고, 휴게시설 설치 및 개설 지원(9.7%), 일자리 소개와 주선 활성화(7.2%), 노동상담과 법적 지원(6%)도 높은 응답을 보였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지역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과 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각종 지원 사업의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센터는 앞으로도 △직종별 노동법 교육 △매월 노동정보 문자소식지 발송 △심리 상담 △힐링 프로그램 △여의도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 소규모 사업장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동시에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일반 시민들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공동 캠페인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지난 21일에는 여의도 업무지구 노동자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토론회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와 시사점, 지역 노동사업의 방향에 대한 발제를 시작으로 지정토론이 이어졌으며, 자유토론 시간에는 노동환경과 정책 현안에 대해 참석자들 간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석승민 일자리경제과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 약자의 처우 개선과 권리 보호를 위한 대책, 지원 사업들을 마련하여 모든 노동자의 가치가 존중받는 영등포구를 만들어가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