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제주시 갑·행안위)이 중앙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받은 ‘공무원 겸직 허가 현황 자료’에 의하면 중앙부처 공무원 2022년 기준 3,270명, 지방공무원 2,503명이 겸직 허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부처 겸직 공무원 현황 자료에 의하면 총 49개의 중앙부처 중 겸업이 많은 부처는 경찰청(581명), 농촌진흥청(324명), 교육부(254명), 보건복지부(191명), 법무부(164명) 순이다. 이외에도 부동산임대업과 개인 방송 등 특정 유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경찰청 등의 부처가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2022년 기준 광역시도 별 겸직 공무원 수는 경기도가 43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남 362명, 서울 324명, 강원 218명, 경북 187명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 지역의 경우 2020년에 92명의 공무원이 겸직 허가를 받았으며, 2022년에는 114명이 겸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임원이나 위원을 겸직하는 공무원이 2년간 21명 증가하며 총 50명으로 가장 높은 겸업 유형으로 꼽혔다.
겸직 유형별로는 사회재단이나 장학회, 각종 위원회에서 무보수로 활동하는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일부 공무원들은 강사, 블로거, 유튜버·웹소설 연재 등의 활동부터 개인사업 또는 부동산임대업으로 연간 수천만 원 이상의 고수익을 얻은 경우도 확인됐다.
전국 사례를 살펴보면 높은 수익과 부동산임대업 겸직이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기준 부동산임대업 겸직 공무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시 51명으로, 경기도 48명, 충남 43명 등으로 나타났다.
연간 천만 원 이상 수익을 보는 공무원 수가 많은 곳도 서울시 32명, 경기도 32명, 충남 22명으로 같은 순이다. 사례 중에는 충남 지방행정서기 공무원이 부동산임대업을 겸직하며 연 6,600만 원가량의 수익을 올린 예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겸업 유형 또한 부동산임대업을 겸직하는 공무원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25명과 227명이던 부동산임대업 겸직 공무원 수는 2022년 기준 364명의 공무원(지방공무원 170명·중앙부처 공무원 194명) 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중에서도 급증 추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곳은 강남이다. 강남은 2020년에 단 두 명밖에 없었지만 2년 후 30명이 늘어난 32명의 공무원이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강남구 겸직 공무원 중 연간 천만 원 이상 수익을 내는 자도 1명에서 18명으로 대폭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유튜브 등 개인 방송을 하는 공무원 수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송재호 의원이 확보한 ‘경찰청 겸직 공무원 현황’ 자료를 보면 2018년도에는 개인 방송을 겸직으로 하는 공무원이 없던 반면, 2022년 기준 16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유튜브의 경우 수익 창출이 없는 자부터 많게는 연 천만 원(960만 원) 가까이 버는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공무원법(제64조), 지방공무원법(제56조)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제10조)에 따르면 공무원은 영리업무가 금지되어 있으나 담당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때에만 소속 기관장 허가를 받은 후 겸직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과학 유튜버 ‘궤도’가 허가를 받지 않고 유튜브 영상 송출과 출강을 다닌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져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허가받지 않고 겸직하는 공무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겸직 공무원이 늘고 있는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낮은 임금이 지목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반면, 공무원 임금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9급 공무원의 1호봉 월급은 기본급을 포함해 총 208만 5,800원으로, 최저임금 월 환산액인 201만 580원과 비교해 차이가 7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송재호 의원은“겸직을 하는 공무원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라며 “전문성을 공익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겸직이나 생활고로 인한 직무와 무관한 겸직 허가는 유연하게 대응하되, 무분별한 겸직과 겸직 미신고자를 관리·감독할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