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지난 17일 오후 2시 40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함께 ‘동물학대 거제씨월드 형사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2월 말 거제씨월드에서 공연에 동원된 쇼돌고래 2마리 ‘줄라이’와 ‘노바’가 폐사했다. 해양수산부의 부검 결과 이 돌고래들은 장 질환 등으로 수차례 투약 중이었으나, 공연에 투입되는 등 치료와 회복을 위한 환경에 거하지 못해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바’의 경우 지난해 12월 설사 증세로 약을 투약받았고, 올해 2월엔 구토와 설사가 이어져 2월에만 10여 차례 약물을 투여받았다.
또한 거제씨월드는 돌고래가 제대로 살 수 있는 수온 조절기를 갖추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고, 서식 환경이 전혀 다른 두 종의 고래를 같은 시설에서 쇼를 시켜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사육 환경은 돌고래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면역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 윤미향 의원실이 확보한 부검보고서에는 ‘노바’가 폐사 전 수조 내부 시설을 들이받아 부리 끝에 열상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돌고래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조로 돌진하는 습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거제씨월드에서는 ‘줄라이’와 ‘노바’를 포함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4마리의 고래가 폐사했다. 지난해 6월 해양수산부 및 환경부 등의 ‘고래류 전시사육 수족관 관계기관 합동점검’에서 거제씨월드는 개체별 스트레스 방지를 위한 운영방식 개선과 질병관리 계획, 비상시 대응 매뉴얼 보완 등의 지적과 권고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지난해 ‘건강상태 우려’라는 점검 결과를 받았던 고래 ‘에이프릴’은 며칠 뒤에 폐사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거제씨월드는 정부기관의 예방적 권고도 지키지 않은 채 동물학대를 강행하여 또다시 두 큰돌고래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직접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행정조치 권한을 가진 경상남도청은 두 돌고래 죽음과 관련하여 거제씨월드의 영업을 즉각 중단시키고, 이 같은 학대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수족관 허가를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만약 행정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거제씨월드의 동물학대와 돌고래 사망 사건을 핫핑크돌핀스가 직접 경찰에 고발해 법적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미향 의원은 “14마리의 돌고래를 폐사시킨 거제씨월드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돌고래쇼를 진행하고 있다. 잇따른 폐사와의 관계성을 확인해 본 결과, 아픈 돌고래를 무리하게 쇼에 투입시켜 사망했음이 확인되었다”며, “거제씨월드에 대한 행정조치 권한을 가진 경상남도청과 해양수산부, 환경부가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동물원수족관법 제15조 금지행위에 생태설명을 제외한 공연행위를 추가한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