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식이 청년복지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두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경기도 기본소득박람회 이틀째인 3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는 ‘청년기본소득의 정책효과’라는 주제로 기본소득의 미래와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이 열렸다.
이건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위원은 “경기도 기본소득이 청년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와 다른 세대로 확대될 것을 예상한다면 현금 지급 방식으로의 전환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럴 경우 소상공인 반발과 후속조치 등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대해 서정희 군산대 교수는 “(지역화폐 지급방식은) 청년복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두 가지 목적이 결합된 것”이라며 “지자체가 아껴서 마련한 재원을 대도시나 서울 수도권에서 소비하는 것은 비난의 대상이 아닌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는 “청년 일자리가 필요한데 지역경제가 피폐한 상황에서 일자리가 나기 어렵다. 완전한 현금 지급은 전국적 지지를 받기 어렵고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불러 온다”면서 지역화폐 지급 방식은 전국민 기본소득 정책을 위한 전략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대상자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조사 중인 미국 연구소의 발표도 이어졌다.
샘 매닝 Y컴비네이터 연구소 연구팀장은 기본소득을 받는 사람들의 시간 배분, 사회 참여, 식품 선택 등을 조사 중이다.
샘 매닝 팀장은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지 또 자신과 가족을 위해 어떤 식단을 선택했는지 등 다양한 결과를 조사 중”이라며 “성남시도 청년배당을 준 뒤로 청년들의 정치참여 늘었다고 들었다”면서 이런 연구도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브리아나(가명)와 아이린(가명)에게 매달 1500달러의 기본소득을 준 결과 파트타임에서 일하던 브리아나는 자신의 역량에 맞는 상근직 일자리를 얻게 되었고 대학원생인 아이린은 여러 곳에서 했던 아르바이트 일을 줄이고 학업에 집중했으며 지역사회 활동도 크게 늘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청년수당과 필란드의 교육지원비에 대한 비교 토론도 이어졌다.
시그네 야우히아이넨 필란드 사회보험국 선임경제학자는 “필란드에서는 교육지원비가 있다. 청년기본소득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대신 공부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면서 “일정 금액을 주는 대신 아주 엄격한 학습 조건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정희 교수는 “우리나라도 취업과 관련된 조건부 수당이 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거나 외국어 공부를 하는 등 취업활동을 증명하면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있다”면서도 “조건을 달성하고 지급하는 건 권위주의적인 방식이다. 무엇을 할지는 당사자가 제일 잘 알기 때문에 조건을 달지 않는 지급 방식이 바람직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군산대 교수)과 샘 매닝 Y컴비네이터 연구소 연구팀장, 서정희 군산대 교수, 시그네 야우히아이넨 핀란드 사회보험국 선임경제학자, 이건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나섰고 관계 공무원과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