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김학의 의혹 관련 수사단'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9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김대희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관련한 '별장 성접대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다시 구속됐다. 2013년 7월 구속됐다가 풀려난 이후 6년 만으로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 중대하며 증거인멸 우려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씨는 앞서 열린 구속전 영장실질심사에서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와 강압적인 성관계는 없었다며 강간치상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씨 측 변호인은 “윤씨와 이모씨 관계는 자유분방한 사람 사이의 만남이었다”며 폭행이나 협박 혐의를 부인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윤씨는 곧바로 수감 절차를 밟았다.
윤씨는 여성 이모 씨를 폭행·협박해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로 만든 뒤 2006년 10월∼2008년 2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고, 김 전 차관 등 사회 유력인사들과의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는 2013·2014년 두 차례 특수강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의 구속영장 청구가 한 차례 기각됐고, 재청구 과정에서 본래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공갈 혐의에 강간치상과 무고 혐의가 추가됐다.
수사단은 윤씨와 김 전 차관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씨에게서 피해 사실과 관련된 진술 및 진료기록 등을 확보해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또 윤씨가 내연관계였던 여성 권모씨와 지난 2012년에 쌍방 고소한 사건에 대한 무고 혐의도 적용했다.
사건 핵심 인물인 윤씨와 김 전 차관 신병을 모두 확보하면서, 검찰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차관은 현재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검찰은 윤씨 구속영장에 김 전 차관과 합동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이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됐다고 판단하면서 김 전 차관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