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이종범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퇴직을 코앞에 둔 교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등 자격연수를 진행해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교장(원장)의 신규 발령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자격연수를 추진하면서 발령 대기 교원이 누적되 ‘탁상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조상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서대문구 제4선거구)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교장(원장) 자격연수를 받았지만 아직 교장(원장)으로 발령받지 못한 인원은 총 261명(2018년 기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정년퇴직까지 채 4년이 남지 않아 임기가 4년인 교장으로 임용되기 어려운 인원은 올해 현재 81명(31%)에 달했다. 심지어 정년까지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교원도 무려 10명이나 됐다.
또 최근 5년간(2014~2018) 교장(원장) 자격연수를 받은 교원 중 교장(원장)으로 발령받지 못하고 퇴직한 교원은 유치원 교원 1명, 초등학교 교원 25명, 중등학교 교원 17명 등 총 43명에 달했다.
교육부의 ‘2019년 교장(원장) 자격연수 운영 기본 계획’에 의하면 교육부는 자격연수 교원 1인당 최대 518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올해 서울 지역 교원의 경우 총 186명의 인원이 교장(원장)자격 연수를 받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약 9억6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상호 의원은 “교장 및 원장 연수를 받고 나면 잔여임기가 불과 1년도 남지 않아 예산을 쏟아 해외연수를 포함한 자격연수를 다녀오게 허용하는 것은 교육청 고위 공무원에 대한 특혜성 조치이자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신규 발령이 예상되는 교장(원장)들의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무턱대고 자격연수부터 시켜놓다 보니 교장(원장)으로 발령받지 못한 교원들은 해마다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교장 누적 미발령 인원이 261명에 달하고 있음에도 서울시교육청은 올해에도 186명의 교원을 교장(원장) 자격연수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교장(원장) 임기를 채울 수 있는 교원들에게만 자격연수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자격연수 관련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