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박혜성 기자] 시흥시가 '한국형 지방교육자치 모델'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정규 학교 교육과 평생 교육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 교육 체계를 만드는 것으로, 이러한 시도는 시흥시가 전국 최초다.
윤영병 시흥시 평생교육원장은 11일 시흥시청 브리핑룸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지방교육자치 모델 구축 필요성과 추진 상황, 향후 계획 등을 발표했다.
시흥시는 지난 2011년 수준 높은 교육 여건 마련을 위해 공교육을 지원하는 '시흥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엔 지역 사회와 지방 정부, 교육청의 물적·인적 자원을 연결해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를 개관했고, 2016년부터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바탕으로 한 '혁신교육지구 시즌Ⅱ'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는 공교육만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교육 요구를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서울대와의 교육협력사업, 새로운 인구 유입, 원도심과 신도시의 격차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고려해 시흥에 맞는, 시흥을 위한, 시흥에 의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시는 결론 내렸다.
이를 위해 시흥시는 지난해 11월 마을, 학교, 시청, 교육청, 의회 20명으로 구성된 공동기획단을 출범, 총 19회에 걸친 논의를 통해 지방교육자치 개념 확립과 시의 역할 등을 고민했다.
아울러,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위해 두 차례 시흥포럼을 열어 새로운 센터 모델 구축과 실행 방안 등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오는 7월까지 시흥포럼을 통한 논의를 이어가고, 49개 지방정부가 연대한 혁신교육지방정부협의회와 함께 2019년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에서 주제포럼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흥시가 구상한 '한국형 지방교육자치 모델'은 학교의 정규 교육 과정뿐만 아니라 지역이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체계적으로 모아 교육이 필요한 모든 곳에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새로운 센터다. 현재 분리돼 운영 중인 초·중·고 교육과 평생교육을 연계해 유아에서 노년까지,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까지 포괄하는 연계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다양한 지방교육자치 모델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역 입장에서는 동마다 마을교육자치회를 운영하고, 학교, 마을, 시청, 교육지원청이 통합 근무 형태로 공동 기획·실행하는 특별행정기구 위상의 기구가 제안되고 있다.
행정과 학교 입장에서는 사업 수행보다는 연결망으로써의 역할을 강화하며, 학교와 마을이 '마을교육자치회'를 통해 스스로 교육을 실행하고 행정의 지원을 받는 형태가 거론되고 있다.
시흥시는 이러한 구상 아래 7월까지 모델 안을 완성하고, 2020년까지 18개 동 또는 중학구를 만들어 마을교육자치회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에는 시와 교육지원청의 제도적 한계를 넘어 통합적인 교육 시스템을 제공하고, 마을과 학교, 시, 교육청이 수평적 파트너가 되는 하나의 독립기관 구축이 목표다.
윤영병 평생교육원장은 "시가 지난 9년간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수행하면서 수준 높은 교육 토대를 다져왔다"며 "시민이 태어나 학령기를 거쳐 직업을 결정하고 노년에 이르러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이곳 시흥에서 움틀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법률의 제·개정까지도 필요하며, 시흥시는 중앙부처를 비롯해 경기도교육청, 주민자치회 등과 제도적·정책적 과제를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