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박혜성 기자]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 정한근씨가 도피 21년 만에 파나마에서 검거됐다. 정씨는 1997년 11월 한보그룹 자회사 동아시아가스(EAGC)의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해 스위스의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21년 동안 해외 도피 생활을 해온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 정한근씨가 파나마에서 검거됐다. 사진은 정씨의 인천공항 입국 모습. (사진 =YTN 뉴스 캡처)
22일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파나마에서 붙잡은 정한근씨를 국적기에 태워 한국으로 압송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국적기 탑승 즉시 정씨의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정씨는 지난 1997년 11월 한보그룹 등이 부도 나면서 국세청 등이 한보그룹 일가의 재산을 압류하려 하자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동아시아가스 회사 자금 약 322억원을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또한, 국세 253억원을 체납한 상태기도 하다.
그는 이 같은 혐의로 1998년 6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한차례 조사를 받은 뒤 도주했다. 그해 7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영장이 집행되지 못했다.
검찰은 정씨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2008년 9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및 횡령 혐의로 그를 불구속기소 했다. 재판에도 불출석해 법원에서 다시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역시 집행이 불가능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2017년 정씨가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측근의 인터뷰가 방송된 일을 계기로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정씨의 소재 추적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정씨가 마지막으로 체류한 에콰도르 당국으로부터 정씨가 이달 18일 파나마로 출국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파나마 이민청 등의 협조를 얻어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검찰은 정씨의 한국 도착 즉시 그간의 도피 경로 등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사진은 정씨의 과거 모습. (사진=YTN 뉴스 캡처)
검찰은 정씨가 한국에 도착하는 즉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호송해 그간의 도피 경로 등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정씨의 아버지 정태수 전 회장 역시 2,127억원의 국세를 체납했으며 이사장으로 있던 강릉 영동대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항소심을 받던 중 2007년 출국해 행적을 감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