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25일 열린 부천시의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고강동을 두고 이학환 시의원과 장덕천 부천시장이 의견 충돌을 빚었다. 특히 이학환 시의원은 고강동 일부 아파트 주민 이주와 관련한 시정질문에서 시의 답변을 듣고 "이 정도 답변은 저도 할 수 있다"며 언성을 높였다.
고강동은 부천시 내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다. 지근거리에 김포공항이 있어 항공기 소음에 항상 시달리고 있다. 고도제한 문제로 재개발이 어려웠던 점도 낙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고강동은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통과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오는 7월 '광명서울고속도로 일시중지' 공문의 효력이 다하면 서서울고속도로 주식회사는 착공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고강동은 하늘에선 항공기, 땅밑으로는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로 인한 진동·소음 이중고를 겪게 된다.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최재희 항동현안대책위원장은 지난 4월말 "광명서울고속도로로 고생하고 있는 지역 중 가장 힘든 곳은 고강동"이라고 말했다.
이학환 시의원은 지난해 제2차 정례회 본회의와 올해 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항공기 소음 피해를 겪는 고강아파트 주민과 은행단지 주민들을 대장동 개발지역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이번 본회의에서 "이주는 관련법상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본회의 보충질문 때 장 시장에게 "고강동의 항공기 소음을 직접 체험하셨는데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라고 물었다.
장 시장은 "생활여건 면에서 부천시에서 방치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고강동의 낙후된 환경과 항공기 소음 문제를 인정했다.
이 의원은 "부천시에서 가장 열악한 곳이 바로 고강동"이라며 "항공기 소음도 심한데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가 땅밑으로 지나간다고 하니 고강동 주민들은 잠도 잘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전은 어렵고 생활환경을 개선하겠다, 이런 답변은 저도 할 수 있다"고 비판하며 "고강동 문제로 시정질의를 한 게 이번이 두 번째인데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 이런 답변을 원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 시장은 "시도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노력을 끊는 것도, 않는 것도 아니다. 해결할 답이 안 나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광명서울고속도로 시행사인 서서울고속도로는 25일 오후 7시에 세 번째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주민 반대에 30분만에 종료했다. 이 설명회에서 서서울고속도로 관계자는 “광명서울고속도로 착공은 7월 이후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