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박혜성 기자] 시흥 거모지구 주민들이 26일 오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명시흥사업본부 앞에서 무기한 단식 투쟁 및 삭발식을 개최했다.
거모지구 토지 지장물 통합대책위원회가 개최한 이날 행사엔 거모지구 주민 6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거모지구 수용에 대한 현실적 보상과 양도세 면제 등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정부와 LH를 상대로 △토지 지장물 보상법과 강제수용법 철회 △토지 지장물가 수용자와 협의하에 보상 △모든 수용자 예외 없이 간접보상 △강제 수용에 따른 양도세 전액 면제 △공람공고일 지구지정일 보상법 철회 △자영업자 보상규정 철회 △불합리한 감정평가 철회 및 수용자와으 시세 협의 등을 요구했다.
특히, 통합대책위 임원 15명은 전날 오후 3시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바 있다. 원정재 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임원 3명은 이날 삭발식을 단행하며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드러냈다.
거모 지구에서 30여 년째 농사를 지어왔다는 한 농민은 "국민 소유의 땅을 헐값으로 달라고 하는 건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조상 대대로 지켜왔던 땅을 왜 내줘야 하느냐"며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이 곳에서 농사 짓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정재 대책위원장은 "LH가 우리를 마치 땅 투기꾼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는데, 무작정 많은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과 유사한 지역으로 이사갈 수 있도록, 해당 지역 현재 실거래가를 반영해서 보상해달라는 게 우리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거모지구 토지값이 바닥을 치고 있는데, LH가 이 지역 기준으로 감정 평가를 하고 양도세까지 요구하고 있다 보니 보상금을 받아도 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LH가 우리 요구 사항을 들어주기 전까지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모지구 주민들은 오는 27일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와 함께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