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시흥 배곧신도시 탁수 조사 종료 후 한 달..."언제 재발할지 모른다"
  • 오현택 기자
  • 등록 2019-07-01 00:02:41

기사수정
  • 관 입고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부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
  • 확실한 대책 마련 없다면 언제든 재발 가능성 있어

[서남투데이=박혜성 기자] 시흥시의회 배곧신도시 상수도 탁수 발생 조사 특별위원회가 배곧신도시 탁수 발생 관련 조사를 마무리한지 한 달이 지났다. 그 동안 전국 곳곳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배곧신도시에선 아직 탁수 문제가 재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미 수 차례 같은 일을 반복한 만큼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흥 배곧신도시 탁수 조사 종료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아직 재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총체적 관리 소홀이 원인이었던 만큼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2월 17일 한라비발디 2차 앞 큰길 수질 검사 모습. (사진=시흥배곧신도시총연합회카페 회원 제공) 

시흥시의회는 지난 3월 25일 탁수 조사 특위를 결성, 5월 31일까지 68일간 배곧신도시 내 탁수 발생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총 5차례에 걸쳐 배곧신도시 상수도 공사 및 관리 사항, 탁수 사고 발생 경위 및 피해 보상 추진 사항, 탁수 사고 발행 후 집행부의 대응사항 보고와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또한, 5곳의 현지 확인을 통해 상수도 공사 적정 여부를 확인, 강종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사항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 결과, 배곧신도시 상수도는 시공 전 관 입고에서부터 설치 후 관리, 탁수 사태 발생 후 대처 등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이 모두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배곧은 매립지 특성상 뻘이 많고, 물기가 있는 토양임에도 관 입고 후 하부를 고이지 않고 바닥에 그냥 쌓아두고 관리했다. 그럼에도 자재 검수일지 검토 결과, 수 차례 '자재보관·관리 철저'라고 기재돼 있었다.


한화건설 관계자 진술에 따르면 상수도관 시공 전 관 내부는 육안 검사만 했을 뿐 청소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관계 공무원도 관 내부 위쪽, 좌우에 이물질이 붙어있어 이토가 어렵다고 증언했다.


대부분 한 업체에서 관급자재를 구입했음에도 2014년과 2015년의 캡 형태가 다르고, 특히 2015년 관 검수 사진에 따르면 캡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600mm 이상의 관은 캡 가격이 별도지만, 계약서에 별도 표기가 안 돼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캡을 구매하지 않고, 캡 없이 보관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공 관리 및 책임 감리 소홀 가능성, 인수인계시 공무원 확인 소홀도 확인됐다.


자재 관리 소홀로 관 내부에 뻘, 토사 등 이물질이 유입돼 있었음에도 상수도관을 청소하지 않은 채 그대로 매설했고, 그 결과 이물질이 관 내부에서 고착화돼 탁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월 16일 정왕동 2508번지(서울대부지와 생명공원 사이), 정왕동 2442-6번지(단독주택 부지 인근) 두 지점을 굴착해 상수도관 매설 상태를 점검한 결과 400mm 상수도관에는 상하, 좌우에 30cm 모래를 부설해야 하나, 모래의 다짐 상태가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군데 모두 관 상부에는 12cm만 모래가 덮여있었다.


또한, 양 옆 모래 너비는 채 20cm도 안 돼 있었다. 이는 도면대로 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추후 법적 검토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집행부의 대응 미숙도 탁수 사건 재발 원인으로 조사됐다. 처음 탁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확한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러 차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배곧신도시 탁수 발생 원인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용역 결과에 따르면, 탁수 사고 원인은 상수도관 매설 당시 유입된 흙이라고 판단되며 시공사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한 신속한 조치(관로세척 등)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해당 부서에서는 신속하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배곧신도시 탁수 사건은 시공 및 책임 감리 소홀, 행정 확인 소홀, 대응 미숙 등이 겹치며 발생한 인재(人災)였던 것이다.


시흥시의회 탁수 조사 특위의 조사 결과 배곧신도시 탁수 사건은 철저한 인재로 드러났다. 사진은 조사 특위의 현장 확인 모습. (사진=시흥시의회 제공)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의 경우 수돗물 급수 경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너무 빨리 밸브를 개방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초 발생한 부산 모 아파트 붉은 수돗물 소동은 수도관을 30년 넘게 쓰다 보니 노후화로 인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전 벌어진 춘천 아파트 붉은 수돗물 또한 단수 후 다시 물을 흘려보내는 과정에서 개폐 장치 문제가 원인으로 드러났다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수돗물 문제가 발생했지만, 배곧신도시만큼 전 과정에서 허술함이 드러난 경우는 없었던 것이다.


탁수 조사 특위는 △더 구체적 원인 규명 추진 △확실한 재발 방지 방안 강구 △대응 매뉴얼 구축 및 교육 △관련 추진 사항 의회 수시 보고 등 방안을 시 당국에 요구한 상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탁수 사태가 재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수 차례 같은 일이 되풀이 됐음에도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만큼 향후 같은 일이 또 다시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결국 불편은 고스란히 배곧신도시 주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의협, "집단휴진 찬반투표 가결…18일 전면 휴진·총궐기대회"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8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전면 휴진하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은 의협 회원 대상 투표에서 나온 압도적인 찬성표에 따른 것이다. 의협은 9일 오후 의협 회관에서 의대 교수와 봉직의, 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대정부 투쟁에 관한 전체 회원 투표 결과를 공개한 뒤 18일 전면 휴진과 총궐기 대.
  2. 6월 11일부터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 시작 보건복지부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가 6월 11일(화)부터 전국 17개 시·도에서 순차적으로 시작된다고 밝혔다.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는 도전행동(자해·타해)이 심해 기존 돌봄서비스를 받기 곤란했던 발달장애인에게 맞춤형으로 1:1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서비스 유형은 야간돌봄을 포함한 24.
  3. 인천시, 소득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긴급 돌봄 서비스 인천광역시는 보건복지부 긴급돌봄 공모사업에 선정돼 6월부터 10개 군·구 전역에서 질병, 부상 등으로 급히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누구나 긴급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신청자는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인천사회서비스원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신속하게 이용 자격 확인한 후 최대 30일(72시간)의...
  4. 경기도, 1기 신도시 재정비 소통 창구 ‘시민협치위원회’ 순회 간담회 진행 경기도가 ‘선도지구’ 물량 선정으로 조속한 재정비의 흐름을 탄 1기 신도시에 대해 주민 소통체계 강화 방안으로 10일부터 13일까지 성남 분당 등 5곳에서 시민협치위원회 간담회를 진행한다.도는 10일 오후 1시 성남시청에서 성남 분당 시민협치위원회 20명과 간담회를 열고 재정비 방안, 지역 현안 등에 의견을 청취했다. 특히 신도..
  5. 경기도 고양이 입양센터 개관…1개월 동안 12마리 입양 시켜 경기도가 유기묘 입양 문화 활성화를 위해 반려마루 화성내 고양이입양센터를 개관한 가운데 5월 4일 개관 후 약 1개월 동안 12마리를 입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9일 고양이입양센터에 따르면 센터에는 현재 50여마리의 유기 고양이를 보호 중이며, 지난 5월 4일부터 6월 7일까지 12마리의 유기 고양이가 새로운 가족을 찾아 떠났다.경기도 화성...
  6. 동작구, 주치의가 어르신댁으로 찾아갑니다 ‘효도 복지’ 동작구가 100세 시대를 맞아 관내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맞춤형 의료·돌봄서비스를 통해 효도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먼저 올해 구는 구비 5000만 원을 투입해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관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효도 한방의료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상자는 65세 이상 거동이 불편한 기초생활수.
  7. 인천 서구, 주민과 함께하는 맨발 걷기 행사 개최 인천 서구(구청장 강범석)는 지난 7일 공원 내 맨발 걷기 산책로 조성사업 완공에 따른 `주민과 함께하는 맨발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강범석 서구청장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 시·구의회 의원, 지역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맨발 걷기 산책로 조성사업의 준공을 축하했다.서구는 최근 전국적인 열풍에 맞게 주민들의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