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상가 주민들이 깊이 70m '수직구' 설치 소식에 술렁이고 있다.
구로디지털단지역은 하루 평균 15만 명이 이용한다. 구로디지털단지가 인접해 직장인이 많고 상권이 활발해 서울시 역세권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편에 속하는 곳이다.
현재 구로디지털단지역은 독산, 영등포, 여의도역와 함께 신안산선 경유역으로 예정되어 있다. 신안산선은 안산시 한양대학교 에리카역에서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43.6km 길이의 노선이다. 시행사는 넥스트레인(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며, 오는 2024년 개통 예정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역에 신안산선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약 70m 깊이의 수직구를 설치하는 공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수직구 공사가 예정되어 있는 위치는 구로디지털단지역 1번출구 맞은편 삼거리 인근이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수직구 공사 위치에 대한 재검토를 구청에 요구하고 있다. 약 5년으로 예정된 공사기간 동안 겪게 될 소음 피해와 공사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검토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우선 수직구 예상 지역이 도림천과 가까워 공사를 위한 70m 깊이의 구멍을 팔 경우 지하수 유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수직구 예정지 인근에 LPG 충전소가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수직구 예정지와 LPG충전소 사이의 거리는 50m가 채 되지 않는다.
주민들은 공사 중 생길 수 있는 작은 문제도 자칫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직구 예정지 바로 앞 상가 주민은 “이 건물은 30년 된 노후 건물이라 안전 우려가 있다”면서, “LPG충전소가 인접해 있어 위험한 상황인데 안전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수직구까지 들어선다면 대형사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예정지에 수직구가 들어서는 경우 피해는 지역주민들에 한정되지 않는다. 구로디지털단지에 근무하는 근로자들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다. 계획대로 수직구 공사가 진행되면 구로디지털단지내 근로자들이 이용하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앞 버스환승센터도 이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편 구로구청은 수직구 설치 예정지와 관련하여 “확정된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수직구 설치는 확정된 게 아니다”며 “주민들의 의견은 국토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