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규 의원이 지난 17일 광명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가 광명도시공사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며 은폐.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감사 결과 발표가 계속 미뤄질 경우 시의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해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광명시의회 제공)
[서남투데이=강우영 기자] 광명시의회 의원들의 근거 없는 발언이 연이어 나오면서 의회 스스로 검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명시의회 이일규 의원은 지난 17일 광명시의회 본회의장에서 10분 발언을 통해 광명도시공사의 감사 결과가 지연되고 있다며 시 차원의 조작·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이일규 의원은 광명도시공사의 팀장 선임 문제와 광명도시공사에 대한 행정안전부 공기업 경영평가 결과를 지적하면서 광명도시공사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가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더욱이 시가 광명도시공사 감사 결과를 조작·은폐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 의원은 “감사 결과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하거나 형사 처벌 수준의 위험한 결과 나왔다고 한다”면서 “은폐 조작하지 말고 조속히 감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형사처벌 수준의 위험한 결과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서남투데이>가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감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지연하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광명시 감사실은 지난 6월 28일 광명도시공사에 대한 감사를 마치고 현재 보고서 작성 등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감사 결과는 최장 60일 이내 보고해야 하며 보고 후 10일 이내 통보해야 한다. 이 의원의 말처럼 시가 의도적으로 감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게 아니다. 법적으로 8월 말일까지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 된다.
감사실 관계자는 “6월 말 조사를 마치고 현재 시장에게 올릴 결과 보고서를 작성 중에 있다”면서 “제기된 조작 은폐 의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결과 발표 지연에 대해서는 “감사실이 도시공사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에 대한 감사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결과 발표는 조사 완료 후 최장 60일 이내 보고하면 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지연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감사실은 광명도시공사의 채용과 민원, 계약 등의 사항을 감사했으면 필요하면 김종석 광명도시공사 사장을 불러 조사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그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윤호 시의원은 지난 6월 7일 제246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박승원 시장을 향해 충청 출신을 우대하고 호남 출신을 배제하고 있다며 시가 지역편중 인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발언한 후 논란이 일자 언론과의 연락을 끊고 어떤 근거나 해명자료조차 내놓지 않았다. <서남투데이>가 여러 차례 김 의원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결국 관련된 근거를 들을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시의원이 본회의장에서 하는 발언은 그 수위에 따라 파급력이 큰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청 한 관계자는 “일부 의혹이 있을 수는 있다. 또 여러 경로를 통해 이러저러한 말이 들을 수 있다”면서도 “의혹만으로 공개 석상에서 은폐, 조작을 운운하는 것은 신중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조작 은폐했다는 내용이 뭔지 지금이라도 소상히 시민들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 지금이라도 시가 나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조사하고 경우에 따라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