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방문 닫은 청년들, 사람 대신 AI에게 마음 열었다… 2026 청년세대 고립보고서 발표
  • 강기중 기자
  • 등록 2026-06-09 08:15:55

기사수정
  • 사단법인 오늘은, 2022년에 이은 추적조사 ‘2026 청년세대 고립보고서’ 9일 발표
  • 전체 고립률은 줄었으나 3개월 이상 정서적 고립 ‘고위험군’ 비율은 증가… 고립 청년 72.3% 정서 관리에 AI 활용

`2026 청년세대 고립보고서` 표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표면적인 청년 고립 지표는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3개월 이상 정서적 고립을 경험하는 ‘고위험군’ 청년의 비율은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립 청년들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새로운 심리적 비상구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사단법인 오늘은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 청년세대 고립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2년 조사 이후 4년 만에 동일 지표로 진행된 추적 조사(만 19~34세 남녀 480명 대상)로, 고립 양상의 시계열적 변화와 더불어 새롭게 등장한 ‘AI 서비스의 정서적 활용’ 실태를 심층 진단했다.

 

줄어든 전체 고립률, 그러나 ‘고위험군’은 더 깊은 수렁으로

 

조사 결과, 청년들의 전반적인 고립 경험 비율은 2022년 대비 감소(물리적 고립 63.3% → 50.8%, 정서적 고립 60.8% → 49.8%)했다. 그러나 이를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자연 감소(착시효과)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실제로 3개월 이상 고립 상태가 지속된 ‘고위험군’의 비율(정서적 고립 기준)은 14.5%에서 16.9%로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노동 시장에서 이탈해 구직 의사조차 없는 청년의 41.4%, 1인 가구 청년의 23.5%가 고위험군에 속해 주거형태의 변화, 취업난이라는 사회 구조적 문제와 고립이 만성화되는 현상이 연결돼 있음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청년들, ‘AI가 유일한 내 편이자 가장 안전한 대화 상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발견은 고립 청년들의 ‘AI 의존도’다. 고립 경험 청년의 무려 72.3%가 정서 관리 목적으로 AI를 이용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비경험자 47.6%). 특히 물리적 고립 고위험군의 20.7%는 AI를 정서 관리 목적으로 ‘하루에도 수시로’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정서적 고립 고위험군의 경우 54.7%가 AI의 장점으로 ‘비밀과 고민을 안전하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현실 관계에서 상처받거나 비난받을까 봐 위축된 청년들에게 눈치를 볼 필요 없고 무비판적인 AI가 절대적 보안이 보장된 유일한 ‘고백의 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I를 정서적 목적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는 1인 가구 청년의 47.7%는 ‘AI 서비스가 사라지면 상실감을 느낄 것’이라고 답해 깊은 정서적 유착을 드러냈다.

 

대중은 ‘당사자 의지 부족’에 아쉬움… 고립 청년 60.3% ‘적극적으로 벗어나고 싶다’

 

고립을 바라보는 대중과 당사자의 시각차는 4년 새 더욱 벌어졌다. 고립 경험이 없는 청년 중 ‘고립 청년에게 적극적 탈출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비율은 41.2%로, 2022년(43.0%)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대중의 시선이 더 차가워진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의 현실은 달랐다. 고립 청년들의 적극적 고립 탈출 의지는 2022년 56.1%에서 2026년 60.3%로 상승했다. 이들은 운명처럼 고립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세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4년의 시간, 변함없는 고립의 굴레… 유일한 변화는 ‘고립 상태에 대한 자발적 선호’의 급증

 

조사 결과, 지난 4년간 청년들을 고립으로 내몰았던 주요 원인(실패의 경험, 심리상태, 경제적 어려움)은 여전히 큰 틀에서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다른 요인들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거나 정체된 가운데 유일하게 ‘고립 상태에 대한 자발적 선호’ 응답만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로 물리적 고립상태를 자발적으로 선호했다는 비율은 2022년 25.1%에서 2026년 29.5%로 증가했으며, 특히 정서적 고립상태를 자발적으로 선호했다는 비율은 18.3%에서 31.4%로 1.7배가량 증가했다.

 

사단법인 오늘은 강국현 사무국장은 “지난 4년간 고립의 원인으로 ‘자발적 선택’을 꼽는 청년이 상당히 늘어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것이 온전한 자발성인지 아니면 팍팍한 사회 환경에 떠밀린 불가피한 도피인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청년들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보여준 따뜻한 관심에 깊이 감사하면서도 획일화된 지원 방식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며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청년 각자의 고립 기간, 처한 환경, 상처의 깊이에 맞춘 보다 촘촘하고 세심한 맞춤형 지원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026 청년세대 고립보고서’ 전문은 9일부터 사단법인 오늘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최신뉴스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LG U+, `모두의 보훈마켓` 알뜰폰 사업자 MOU 연계 지원 LG유플러스(www.lguplus.com)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와 제대군인을 위한 생활 할인 앱 `모두의 보훈마켓`에 알뜰폰(MVNO) 중소사업자를 연계해, 앱 운영사와 알뜰폰 사업자 간 업무협약(MOU) 체결을 지원했다고 2일 밝혔다.이번 협업은 국가보훈부 취지에 맞춰 출범한 민간 주도 할인 앱을 통해 보훈대상자에게 실질적인 통신비 부담 완.
  2. OECD, 한국 성장률 2.6%로 대폭 상향…G20 국가 중 최대 폭 조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투자 회복세를 반영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OECD는 3일(현지시간) 발표한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 전망치인 1.7%보다 0.9%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로, OECD가 성장률 전망을 수정한 국가 가운데 가장 ..
  3. 네이버클라우드-엔비디아 동맹 강화…“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본격화” 네이버클라우드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에 본격 나선다. 인공지능 인프라부터 초거대 언어모델, 피지컬 AI,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시장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네이버클라우드는 6월 2일 대만에서 열린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서밋(NCP Summit)&r...
  4. 구윤철 부총리, 주식 신용거래 급증·환율 변동성 확대 긴급 점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4일 주식 신용거래 급증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관계기관을 긴급 소집했다.구 부총리는 이 날 오전 7시 4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과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5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
  5. 중기부·KB금융, 100억 원 상생협력기금 조성…AX·GX·SX 전환 지원 확대 중소벤처기업부와 KB금융이 100억 원 규모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친환경·안전 전환과 지역 혁신기업 육성에 나선다.중소벤처기업부는 5일 KB금융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생력 강화 및 포용금융 실천을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에 100억 원을 출연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K...
  6. 홈택스 세금계산서, 이제 스마트폰 앱으로 무료 발급 국세청이 올해 4월부터 홈택스에 사업자용 간편인증 체계를 도입해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이번 개편으로 사업자등록번호를 기반으로 한 간편인증이 홈택스에서 가능해졌다. 종전까지 홈택스는 주민등록번호 기반의 개인용 인증서만 허용했기 때문에, 사업자가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려면 별도의 공동·금...
  7. 임광현 국세청장, 중부지방국세청 체납관리단 현장 방문…"1석 5조 핵심 프로젝트" 임광현 국세청장이 국세 체납관리단 전국 확대를 한 달 앞두고 직접 현장을 찾아 준비 상황을 살피고 일선 직원들을 격려했다.임 청장은 6월 4일 중부지방국세청 국세 체납관리단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우수한 성과를 거둔 실태확인원 및 현장 근무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 이번 방문은 오는 7월 국세·국세외수입 체납관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