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을 휩쓴 이후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봉준호 감독의 생가 복원 등을 공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볼썽사나운 숟가락 얹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국회 본청에서 당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한국당 의원들의 봉준호 생가, 공원, 기념관 건립 등을 공언하는 것에 대해 “그야말로 낯뜨거운 공수표”라고 비판했다.
이날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기생충’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때만 하더라도 한국당은 체제 전복의 내용을 담은 전형적인 좌파 영화라고 색깔 공세를 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180도 달라진 태도로 돌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정책위의장은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거론하며 한국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에 대해 석고대죄해야한다”며 “특히 봉 감독과 주연배우 송강호씨는 한국당 정권이 작성한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생충’이 이룬 쾌거에 찬사와 축하를 온 국민이 함께 보내는 건 당연하나, 그 이전에 한국당은 지난 정권에서 저질렀던 문화예술 탄압과 봉 감독을 비롯한 블랙리스트 피해자에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국당의 태도를 “태세전환”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특히 박근헤 정부 때 봉 감독은 물론, 영화의 주연배우인 송강호씨, 제작자인 이미경 부회장까지 블랙리스트에 넣고 불이익을 준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당을 향해 “영화 기생충의 성공에 편승하려는 것보다 영화 내적으로, 또 외적으로 들려주는 메시지에 주목하기 바란다”며 “그렇지 않고 편승에만 집착하면 그 행동은 그저 기생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