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박근혜와 문재인 (1)
  • 공희준
  • 등록 2020-02-24 12:51:09

기사수정
  • 국가는 왜 비루해지는가

사이비종교 앞에는 무능한 정권이 있다


실패한 국가가 그 책임을 엉뚱한 곳으로 돌릴 때 국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데 데 머물지 않고 너절하고 비루해지기까지 한다. 이미지는 세계적으로 거대한 반향을 울린 문명비평서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표지“외교가 실패한 곳에서 전쟁은 시작된다.”

국제정치학계에서 정설로 통용되어온 명제다. 


“국가가 실패한 곳에서 종교가 발흥한다.”

대부분의 종교인들이 속으로는 수긍해도 차마 대놓고 입으로 발설하지는 못하는 진실이다.


이스라엘 왕국의 쇠락이 있었기에 예수의 가르침이 나왔고, 로마제국의 붕괴가 기독교를 중세 유럽의 최고존엄으로 만들었다. 붓다의 아버지가 다스리던 인도의 어느 왕국이 태평성대였다면 불교는 태어나지 않았을 테고, 아라비아 사막에서 수시로 자행되는 잔인한 약탈과 학살이 무함마드의 각성을 낳았다. 한반도라고 하여 예외는 아니다. 동학의 탄생에는 조선 왕조의 총체적 무능과 부패가 핵심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오늘날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잃어버린 20년‘에 접어든 일본의 암울한 사회분위기는 옴 진리교가 싹틀 기름진 토양을 제공했고, 소련과 미국의 잇따른 침략은 한때 중앙아시아의 모범적인 근대적 세속국가로 자리매김했던 아프가니스탄을 미개하고 무도한 무자헤딘의 나라로 전락시켰다. 중국 공산당이 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법륜공을 집요하게 탄압하겠는가? 법륜공이 공산당 일당통치 체제의 모순과 맹점을 폭로하는 내부 고발자 구실을 해왔기 때문이다.


국가의 실패는 곧 정치의 실패이기도 하다. 정치인, 즉 위정자들이 평범한 인민대중의 생명과 재산과 인간적 존엄성을 투철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서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지켜주지 못하면 인민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첫 번째 선택은 적극적인 저항이다. 야당과 재야세력은 이와 같은 적극적 저항의 주도자이자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두 번째 선택은 소극적인 도피이다. 비슷한 배경과 정서를 공유하는 무리 틈에서 위안과 안식을 얻는 것이다. 향우회와 종교는 이러한 소극적 도피의 수용자 겸 매개자 구실을 맡아왔다.


박근혜 정권의 구원파와 문재인 정권의 신천지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교정하는 일이다. 위정자들이 제일 꺼려하는 행동은 스스로의 과오를 진솔하게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일이다. 그 힘들고 싫은 일을 자꾸만 회피한 결과로 개인은 남 탓을 한다. 국가는 만만한 희생양을 물색한다.


개인이 남 탓을 하면 그 개인 혼자 너절해진다. 정권이 희생양을 찾는 데 열중하면 해당 정권은 물론이고 국가 전체마저 비루해진다.


박근혜 정권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었다. 그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유병언과 구원파 탓으로 돌리는 순간 무능하고 무책임한 것도 모자라 너절하고 비루하기까지 한 집단이 되었다.


문재인 정권 또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기는 매한가지다. 그 무능하고 무책임한 문재인 정권이 중국에서 건너온 신종 바이러스의 폭발적 확산의 책임을 이만희와 신천지 탓으로 전가하려고 드는 순간 문재인 정권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데 더해 너절하고 비루하기까지 한 집권세력이 되고 말았다.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벌어진 황당하고 엽기적인 사태를 국민들은 이제껏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 참사를 야기한 국가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과 직면하기를, 정권 구성원들의 고질적 무능과 무책임을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구원파 교주 유병언에 대한 토끼몰이 식 수사와 구원파 교도들을 겨냥한 요란한 망신주기에만 열을 올렸을 뿐이다. 유병언의 장남을 경찰이 압송하는 광경을 공중파 방송에서 생중계한 일은 박근혜 정권이 보여준 비루함과 너절함에 정점을 찍었다.


박근혜 정권에서 펼쳐진 작태가 지금은 주어와 목적어만 살짝 변경된 채 고스란히 반복되는 중이다. 주어는 박근혜 정권에서 문재인 정권으로 변했다. 목적어는 구원파와 그 신도들로부터 신천지와 그 신자들로 바뀌었다.


그러나 ‘국가의 실패’와 ‘정부의 무능’이라는 두 가지 구조적 본질은 일말의 변함없이 동일하다. 박근혜 정권에서 관제방송사들이 담당한 사냥개 노릇을 현재는 어용 문빠들이 이어받았다. 권력자를 향한 아첨과 아부가 체질화된 이들 어용 문빠들은 국가의 실패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은 어떻게든 숨기고 감추려 애쓰면서 오직 신천지 교단을 조리돌리는 데만 혈안이 됐을 따름이다.


“정부는 구원파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소위 보수세력이 집권한 2014년의 슬프고도 비극적인 모습이다.


“정부는 신천지 교단에 대한 강력한 대응조치에 나설 방침입니다.”

이른바 진보진영이 정권을 잡은 2020년의 한심하고 희극적인 정경이다. (②에서 계속됨…)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 앞두고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 열려 5월에는 서울 곳곳이 매력적인 정원으로 가득해질 전망이다. 오는 16일(목) 개막을 앞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자치구가 각 지역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경쟁을 벌인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협업하여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별로 정원을 조성하고 행.
  2. 3월 주택 매매거래량 작년 12월부터 증가세...악성 미분양 8개월 연속 증가 국토교통부는 30일 ’24년 3월 기준 주택 통계를 발표했다.이날 발표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의 주택 인허가, 착공, 준공은 전월 대비 증가했고, 분양은 청약홈 시스템 개편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3월 기준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52,816건으로 전월 대비 21.4% 증가해 작년 12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4.3월 기준 ...
  3. 5월1일부터 대중교통비 20~53% 환급, K-패스로 교통비 걱정 패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5월 1일부터 K-패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K-패스는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시내·마을버스, 지하철, 광역버스, GTX 대상)을 이용할 경우 지출금액의 일정비율(일반인 20%, 청년층 30%, 저소득층 53.3%)을 다음 달에 돌려받을 수 있는 교통카드이다. K-패스 이용 방법은 ①카드 발.
  4. SKT, ‘AI 멀티엔진’ 시동… 韓 ‘텔코LLM’ 6월 출격 예정 통신 서비스를 잘 이해하는 똑똑한 ‘텔코LLM’이 이르면 오는 6월 선보인다.SK텔레콤은 5G 요금제, T멤버십, 공시지원금 등 우리나라의 통신 전문 용어와 AI 윤리가치와 같은 통신사의 내부 지침을 학습한 ‘텔코LLM’을 개발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오는 6월 중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텔코LLM’은 GPT, 클로드와 같은 범용...
  5. 오세훈 시장, 저출생시대에 ‘40만 서울 어린이 행복’ 챙긴다 알파세대 어린이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전국 최초의 종합계획으로 지난해 5월 오세훈 시장이 발표한 `서울 어린이행복 프로젝트`가 1주년을 맞았다. 서울시는 심각한 저출생 속에서 어린이를 우선으로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중요한 만큼, 지난 1년간의 실천 노력과 성과를 토대로 올 한해 480억 원을 투입, 보다 대폭 확대‧강화된 「어린이...
  6. 삼화페인트, 서울시립미술관 지원…문화예술발전 도모 삼화페인트공업은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세마인과 `서울시민 문화향유증진을 위한 문화예술발전 지원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을 통해 삼화페인트와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세마인은 ▲문화예술 활성화 관련 사업 개발 및 공동운영 ▲문화예술 활성화 공동 홍보 ▲전시, 창작지원 등 각종 문화행사 지원 ▲협력모델 ...
  7. 수원 영통구에 `나혼자 사는 시민` 위한 거점공간 조성 수원시와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아이에이엠이 영통구에 수원시 1인가구 맞춤형 거점 공간을 마련한다. 두 기관은 지난 4월 29일 조스테이블 광교점에서 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을 약속했다.수원시 1인가구 쏘옥 패밀리 회원의 소모임 활동을 지원한다. 조스테이블 광교점에서 2인 이상 예약하면 커피 가격을 10% 할인받고, 공간을 사용할 수 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