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문중원 기수의 장례식이 돌연 연기됐다. 마사회와 민주노총 문중원 열사 대책위간의 합의가 돌연 파기됐기 때문이다.
양측은 지난 6일 밤 ▲부산경남 경마시스템·업무실태에 관한 연구용역 ▲책임자 처벌 ▲경쟁성 완화와 기수 건강권 강화 등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마사회 측에서 합의서 공증을 거부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대책위와 마사회는 9일 낮에 만나 합의서 관련 공증을 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마사회는 대책위가 지난 6일 낸 입장문 중 ‘시민대책위를 마사회 적폐청산 위원회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문제삼으며 공증을 거부했다.
마사회는 공증에 앞서 ▲공공운수노조 홈페이지에 게시된 입장문을 내릴 것 ▲혹은 부산에서 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평화선언 약속을 촉구했다.
대책위 측은 이를 거부하며 기존 합의내용의 이행을 강조했다. 기존 합의사항의 이행이 어려워지자 대책위워 장례위원회 참석자들은 영결식을 연기하고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본부에서 본부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한편, 양측이 합의한 지난 6일은 문 기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99일이 되는 날이다. 합의내용이 파기된 9일은 문 기수의 발인이 있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