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맹성규 의원을 단수공천으로 내세운 인천시 남동갑 지역에 미래통합당이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라는 강수를 뒀다. 인천시 남동갑 지역은 하루아침에 3선 의원을 지낸 전직 시장과 현직 의원의 대결이 펼쳐지는 빅매치 무대가 됐다.
이같은 빅매치의 장소로 남동갑이 정해진 까닭은 남동구가 ’인천의 정치 1번지‘로 꼽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연평균 600만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소래포구, 지역 행정의 중심인 인천시청, 교육의 중심인 인천시교육청 등이 모두 남동구에 밀집했다.
남동구민은 지난 3번의 선거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19·20대 총선에서는 박남춘 현 인천시장이 당선됐고, 박 시장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며 빈 자리를 맹성규 의원이 차지했다. 특히 지난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맹 의원은 61.62%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맹 의원은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국회의원 임기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그 기간 제2경인선 광역철도라는 굵직한 성과를 이뤘다. 제2경인선은 인천 청학역에서 노량진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교통이 불편한 남동구의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맹 의원은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으로 교통개발의 전문가다. 그는 이번 21대 총선에도 제2경인선과 GTX-B노선을 차례대로 완공해 남동구 교통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맹 의원이 관료 출신의 베테랑이라면 유 전 시장은 지방정부에서 관록을 과시하는 중견 정치인이다. 김포시장과 인천시장을 맡아 시정에 해박하고, 국회의원도 3선이나 지냈다. 인천시에서 낳고 자란 인물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유 전 시장은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인천시의 빚을 갚아 재정안정화를 이룬 성과가 있다. 3년 만에 3조7000억원의 빚을 갚은 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맹 의원이 개통하려는 GTX-B노선도 예비타당성조사 검토 대상 사업에 선정된 것은 유 전 시장의 재임 시절이다.
남동구는 최근 진보성향 정당이 계속 당선된 지역이긴 하나 보수성향 시민의 수도 적지 않은 곳이다. 과거 이윤성 전 한나라당 의원이 4선을 지낸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8년에는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논란으로 대거 이탈했던 인천 보수층도 현재는 미래통합당의 이름 아래 결집해 향방을 예측할 수 없다.
한편, 남동갑은 유 전 시장에게 ’패배의 쓴맛‘을 보여준 박남춘 인천시장이 과거 2선을 보낸 지역구다. 유 전 시장이 당선된다면 박 시장에게 ’간접 복수‘를 이루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