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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격전지 인터뷰] 문병호② “보수를 바꾸는 메기가 되겠다”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3-13 20: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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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 양당 가운데 하나가 바뀌면 나머지 하나도 결국은 바뀌어
우리나라 정치에서 정당을 갈아타는 결정은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따르는 일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가장 성공적 환승 사례였고, 반면에 이인제 전 의원은 잘못된 당적 변경으로 말미암아 가장 극적으로 몰락한 경우에 해당한다.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서울 영등포갑 선거구에 출마한 문병호 후보는 오랫동안 민주당 계열의 정당에 몸을 담았다. 그가 창당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또한 그 근본을 따지면 민주당에 뿌리가 가 닿는다. 그에게는 일생일대의 도박일 수 있는 보수정당 합류를 당사자인 문병호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계속 들어보았다.

나는 미래통합당의 창당 주역


문병호 후보는 자신이 미래통합당의 창당 작업을 주도했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사진=김대희 기자)

문병호 : 저는 거대 양당을 극복한 공간인 제3지대에서 만들어지는 정당에서는 개혁 보수가 비중 있는 위상과 역할을 점유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저는 그와 같은 동기에서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렇지만 제3지대 정당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바람에도 불구하고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가 중도와 보수가 힘을 합쳐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만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저에게 하셨고, 저는 그러한 진단과 의견에 동의해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21대 총선의 핵심적 과제로 유권자들께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과제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독선을 심판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 과제는 구태에 찌든 기득권 정치를 혁신하는 일입니다.


이 두 가지를 과제를 동시에 성과 있게 수행하려면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되 자유한국당 중심의 보수세력이 정권 심판을 주도해서는 안 됩니다. 중도개혁 세력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대열의 중심에 서야만 합니다. 그러면 정권 심판과 정치 혁신의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도개혁 세력은 제3지대의 중심을 아쉽게도 확고하게 형성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이번 총선의 핵심적 과제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동선을 심판하는 한 가지 일로 귀착됐습니다. 정치를 새롭게 혁신하는 과제는 정권 심판 다음으로 그 우선순위가 조금은 밀리게 된 이유입니다.


문재인 정권 심판은 4‧15 총선의 일차적 화두이고 목표입니다. 정권 심판을 이뤄내려면 무엇보다도 야권이 보수와 중도를 아울러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상식이 통하는 나라와 사회를 만들고 이루려는 인물들과 세력들이 뜻을 함께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한 후에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문병호 후보의 주장은 지금의 여당이 야당이었던 시절에 개진하던 논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었다. 반대로 현재는 야당이 된, 즉 그때는 여당이었던 정치인들은 야권 단일화를 정략적 야합이라고 맹렬히 비난했었다.


저는 미래통합당에 수동적으로 참여한 게 아닙니다. 미래통합당을 만드는 일에 능동적으로 앞장섰습니다. 저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의 정치혁신특별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창당의 주역이었던 셈입니다.


문병호 후보는 자신이 신당의 후발대가 아닌 선발대임을 강조하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저는 제가 보수에 투항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국민들의 믿음과 신뢰를 상실한 기존의 구태의연한 낡은 기득권 보수를 개혁하는 일에 강력하게 시동을 걸 작정입니다. 보수를 혁신해 새로운 개혁적 보수의 중심을 저 문병호가 세우겠습니다. 보수가 변하면 진보가 바뀝니다.


보수가 혁신하면 진보도 혁신된다


문병호 후보는 보수가 변하면 진보도 변한다며 미래통합당 합류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김대희 기자) 

저는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길에는 두 가지 경로가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첫째는 삼국지의 길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강력하게 버티고 있는 구도에서 개혁적 신당을 건설해 이 정당이 일당으로 도약하는 길입니다.


둘째는 양당 가운데 하나를 먼저 개혁하는 길입니다. 거대 양당 중 한쪽이 선도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면 나머지 한쪽도 어쩔 수 없이 혁신과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개의 길 가운데 삼국지의 길은 안타깝게도 폐기되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유일하게 남은 길은 한쪽을 먼저 변화시켜 다른 한쪽도 변화하도록 압박하고 견인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를 건전하고 생산적인 양당체제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미래한국당의 공천과정에서는 대폭적인 물갈이가 단행됐습니다. 4선 이상을 기록한 중진의원들 중에서 무려 75퍼센트가 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물갈이의 폭이 더욱더 넓습니다. 전체 출마자 가운데 친박 성향으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들은 15퍼센트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25퍼센트에 달하는 후보들이 새로운 얼굴들입니다. 이는 저의 자의적 주장이 아닙니다. 언론에서 내놓은 분석입니다.


문병호 후보가 자랑스럽게 언급한 큰 폭의 물갈이를 주동했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 체제는 그러나 황교안 대표의 지속적 견제와 친박들의 집요한 저항을 더는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세간의 예상대로 도중에 좌초하고 말았다.


저는 이번 총선이 끝난 다음에는 미래통합당 안에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를 단순히 예상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할 것입니다. 저는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이어져온 낡은 틀을 깨고, 오래된 정치문화를 단호히 바꿔가는 개혁에 과감하게 앞장설 계획입니다.


대한민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여당과 야당을 가릴 것이 없이 엉망진창이 돼버린 상태입니다. 저는 이렇게 총체적 혼돈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한국정치에는 변화의 활력소가 될 메기 한 마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공천면접을 보며 말했습니다. 또한 저는 타성과 침체에 빠진 우리나라 정치 생태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변화를 촉발시키는 메기 한 마리가 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밝혔습니다. 메기가 될 기회를 달라는 제 호소에 공천심사장에 들어온 공천관리위원회 위원들이 크게 공감을 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큰 틀에서 우리나라 정치를 바꾸고 싶습니다. 정치가 큰 틀에서 바뀌려면 대담한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수도 서울에서부터 일어나야 합니다. 저는 서울을 먼저 바꿈으로써 정치판 전체를 확 바꾸겠다는 포부를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께 피력했습니다. 저의 청사진을 들은 공관위에서는 이곳 영등포갑 선거구에서 출마할 것을 저에게 권유했습니다. (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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