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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대책위원장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 결정 유감··· 주민들 일상생활 불가능해”
  • 서진솔 기자
  • 등록 2020-06-04 17: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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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들에겐 전기료나 공영방송 시청료 지원과 같은 현금성 지원이 필요”
  • “김포공항 평균 2.6분에 한 대 지나다녀··· 항공기 더 띄우겠다니 답답한 상황”
  • “구와 함께 국토부 방문할 예정, 주민들 의견 전달할 것”

김나연 항공기소음 직접피해 대책위원장이 5월 29일 양천구 신월동 소재 대책위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국토부의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사진=김대희 기자) 5월 15일 국토교통부는 김포국제공항에 김포~가오슝(대만) 노선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주 4회, 제주항공에 주 3회 배분하며, 국제선 증편을 결정했다. 이에 양천구 신월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항공기소음 직접피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코로나19로 작년 11월부터 중단했던 월례회를 5월 25일 열고 주민들 의견을 수렴했다. 국토부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기 위해 모인 주민들로, 대책위 사무실만으로는 수용 공간이 부족해 사무실 앞 도로까지 회의 장소로 사용해야 했다.

 

우형찬 시의원(민주당, 양천구)의 제안으로 서울시의회는 (주)리서치디앤에이에 의뢰해 2018년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양천구 신월동 주민 1100명(면접 400명, 전화 700명)을 대상으로 ‘항공기 소음피해 및 대책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소음이 ‘심각하다’ 85.4%, 한국공항공사의 소음대책 사업에 ‘불만족한다’ 58.9%, 김포공항 국제선을 인천공항으로 ‘이전시켜야 한다’ 74.6%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주민 동의 없이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을 결정했고, 이에 대책위가 월례회를 통해 주민들의 뜻을 모은 것이다. 

 

‘항공기소음 직접피해 대책위원회’는 2003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운영되기 시작했고, 2006년 서울시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법인 등록 당시 총무였던 김나연 대책위원장이 2017년부터는 2대 위원장을 맡아 현재까지 대책위를 이끌고 있다. 그는 올해 양천구 단위 항공기소음대책위원으로 위촉돼 2번의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5월 29일 양천구 신월동 소재 대책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국토부 발표에 대한 입장과 주민 피해 실태 등을 물었다. 그는 본업 근무 시간 이외 사무실에 상주하면서 수시로 방문하는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김나연 항공기소음 직접피해 대책위원장이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역 내 한 아파트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수치가 한 자릿수였다가 항공기가 지나간 직후 최대 200㎍/m³까지 올라갔다. (사진=김대희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국토부가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증편을 결정했다.


“국제선 일일 운항 편수가 56편 정도인데 대안이나 대책도 없이,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증편을 발표한 데 유감을 표한다. 국제선뿐 아니라 국내선 김포~제주 노선도 너무 많아 심각한 상황이다. 저가 항공기 소음도 국제선 못지않다. 코로나 이전 김포공항에 평균 2.5분에 한 대가 지나다녔는데, 여기에 항공기를 더 띄우겠다고 하니 답답한 상황이다.”

 

-주민들의 고충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전화, TV, 가족 간의 대화 모두 불가능하다. 미세먼지도 굉장히 심각하다. 지역 내 한 아파트 공기청정기를 보면 미세먼지 수치가 한 자릿수였다가 항공기가 지나간 직후 최대 200㎍/m³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 여기에 국제선을 증편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작년 6월 옥상 쿨루프 사업으로 빛과 소음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는 회색 방수공사를 진행했다. 주민센터에서 열린 사업 발대식에 공항공사 본부장을 처음 만나 대책위 사무실 방문을 제안했다. 10분 정도 걸어오는 동안 공사 본부장께서 비행기 소음 때문에 대화가 안 되는 상황을 직접 겪고 주민들의 어려움울 많이 공감했다.”

 

-쿨루프 외에도 정부도 대책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 않나. 


“10년 전 에어컨 설치 지원이 시작이었다. 주민들은 에어컨 설치 비용으로 다른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달라 요구했지만, 법령대로 공사에서는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첫해 신월동에 800대 정도 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에너지효율 5등급 에어컨이었다.

이후 방음창, 방음문 설치도 지원받았다. 방음창은 기준에 미달된 제품이라 효과가 없다고 주민들이 하소연한다. 방음 현관문은 주민 한 분이 뜯어보더니 방음문이 아니라 방화문이라고 하시더라. 웃픈 얘기다.”

 

-작년 서울시의회에서 증편을 추진하겠다는 움직임도 있었다.


“작년 3월 강서구 경만선 시의원이 ‘김포공항 활성화 지원 조례’를 통해 국제선을 증편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대책위가 주민 서명을 받고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신원철 의장을 만나 의견과 함께 전달했다. 서울시장은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삼양동 옥탑방 체험했던 것처럼 항공기소음 지역 체험도 해달라고 비서실에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국토부는 주민들의 생명권, 재산권을 보장하라'는 항공기 소음 직접피해 대책위원회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김대희 기자)

-주민들은 어떤 대책을 요구하고 있나.


“가장 큰 문제는 고도제한, 소음 때문에 재산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의 가치가 오를 때 이 지역은 현상 유지에 머물고 있다. 지역 내 아파트 157세대, 주택 몇 세대가 항공기소음 85WECPNL 이상인 3종 ‘가’ 지역으로, 법원에서 수인한도 초과라고 판결이 났었다. 이에 공항공사가 해당 지역을 사들이겠다고 했다. 항공기 때문에 주민들은 피해를 받고 있고, 공항공사는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에 따라 공시지가가 아닌, 제대로 된 감정 평가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는 만큼의 정당한 가격을 산정해달라는 것이다.”

 

-이주를 원하지 않는 주민들의 요구는 무엇인가.


“대책 사업으로 복지관, 학교 시설 설치나 장학금 지급 등도 물론 고마운 일이지만,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혜택도 돌아가지 않는다. 현재 매달 공영방송 시청료 2500원과 전기료 1년에 4개월 5만원 씩 지원을 받고 있다. 1년에 총 23만원 정도다. 이런 방식의 현금성 지원이 더 이루어지면 소음을 감수할 주민은 그대로 살고, 감수하지 못하는 주민은 이주하겠다는 입장을 합의한 상태다.”

 

-주민 간 의견수렴에 어려움은 없는가.


“6~7년 전 국토부에 항의하기 위해 다른 지역주민들과 함께 세종시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항공기 직하 지역과 벗어나 있는 지역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월동은 건강권 문제가 주요 이슈 중 하나라면, 다른 지역주민들은 재산권 문제 해결만을 요구하더라. 현재 타 지역 주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는 없는 상황이다. 여러 의견을 모아서 하나의 목소리로 만드는 것이 대책위원회에 주어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양천구와 함께 국토부를 방문할 예정인데, 코로나 등 때문에 날짜를 잡기가 쉽지 않다.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주민들의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29일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 위로 김포공항에서 이륙한 항공기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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