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비상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다 가져라”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양보할 만큼 양보했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망부석도 아니고 얼마만큼 더 기다려야 하냐”며 한국당을 비판했다. 그는 “국회 복귀 의지가 있다면 오늘 중으로 상임위 명단을 제출해달라. 국가 비상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선택하고 결정하겠다.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통합당이 끝내 (상임위 명단 제출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비상한 결단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두관 의원 역시 SNS를 통해 “이번 주까지 원 구성 협상에 불응한다면 (상임위원장 배분) 18대0도 불사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민주당 하고싶은 대로 다 해”라는 태도다. 협상 당사자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사찰에 머무르며 국회 복귀를 미루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주말까지는 국회 복귀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상임위원장 선출에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선출을 철회하는 등 양보하지 않는 한 원 구성 협상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23일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상임위원장 임명 논란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민주당 하고싶은 대로 다 해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를 향해 협상을 촉구했다. 차일피일 미뤄지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온 나라가 국가적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국회의 협조만 더해진다면 코로나 위기와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20일째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며 “추경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국민들의 고통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원 구성에 대해서도 “국회 운영과 관련한 것은 오로지 국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민생과 직결된 사안은 어떤 이유에서건 지체돼선 안 된다”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