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펀드 사기판매 혐의를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자산운용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조사 결과 옵티머스는 처음부터 펀드 자금을 부동산 및 개발사업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목적이었음에도 투자제안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직·간접 투자하는 것으로 거짓 기재한 것도 모자라, 김재현 대표이사가 일부 투자금을 자신의 계좌로 옮겨 주식·선물옵션을 매매하는 데 이용하는 등 횡령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23일 오전 이런 내용을 담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4월28일부터 5월29일까지 서면검사,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현장검사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발표를 맡은 김동회 금감원 부원장보는 “검사결과 부정거래행위(투자제안서와 상이한 자산 편입), 펀드자금 횡령, 검사업무 방해 등 혐의가 밝혀졌다”면서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옵티머스 펀드의 채권보전, 자산실사, 펀드 이관 등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옵티머스는 건설사가 보유 중인 정부 산하기관 또는 공공기관 발주 공사의 확정 매출채권(만기 약 3~9개월)에 투자한다면서 투자자(계좌수 기준) 1166명(개인 982명, 법인 184명)에게서 투자금 5151억원(설정원본)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약속은 일절 지켜지지 않았다. 옵티머스 회계장부를 보니 총 46개 펀드에 편입된 자산은 약 5235억원(7월1일 평가액 기준)어치였다. 그런데 대부분(98%)이 비상장기업 사모사채(평가액 약 5109억원)에 투자됐다.
이들 사모사채는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씨피엔에스 (2053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이 발행했다.
이 중 3000억원가량은 이들 4개사를 거쳐 60여곳에 재투자됐다는 게 옵티머스 측 주장이지만, 금감원은 “금액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고 권리관계가 불투명한 자산이 다수인 데다 회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산실사 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수차례 이체 과정을 통해 세탁한 뒤 개인 명의 증권계좌로 빼돌려 주식·파생상품 등에 투자했으나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