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휴진을 감행한 수도권 수련병원 전공의와 전임의 358명을 대상으로 27일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했다. 정부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의료진들에게는 고발, 행정 처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6일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휴진차 358명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반장은 “집단휴진이 이어질 경우 업무개시명령과 현장조사의 범위와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최근 환자가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임을 고려해 수도권에 한정했던 업무개시명령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공의와 전임의 등 의사단체는 지난 26일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이에 정부는 수도권 수련병원 95곳의 전임의와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이중 20여 병원 의료현장을 직접 찾아가 현장조사를 벌였다.
정부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근무 의료진 명단을 확인하고, 그중 업무개시명령에도 자리를 비운 이들을 대상으로 개별 업무개시 명령서를 발부했다. 응급실은 조사 당일 1시간 이내, 중환자실은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진료현장으로의 복귀를 명령하고 이행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확인서를 징구하고 고발 또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정부의 대응에 반발한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휴대폰을 끄고 연락을 안 받는 ‘블랙아웃’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윤 반장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침 등에 따라 대다수 휴진자가 휴대전화를 끄고 연락을 받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명령서 수령을 회피했다”며 “이 경우 병원 관계자 등에게 명령서 수령증과 확인서를 교부한 뒤 휴진자에게 당일 송달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채증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윤 반장은 “현재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이용하는 환자분들의 불안과 불편이 매우 커지고 있다”며 “한시라도 빨리 치료받아야 하는 응급환자와 수술이 연기돼 애를 태우는 암환자 등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의사단체에 집단휴진을 철회하고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26일 기준으로 휴진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총 3549곳이다. 전국 평균 휴진율은 10.8%로 조사됐다. 윤 반장은 “휴진율이 10%를 넘어설 경우 해당 지자체에서 지역 주민의 진료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보건소를 통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수 있도록 했다”며 “4개 시도에서 명령을 발령한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