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문재인 정권, 애견인과 애묘인도 싸움 붙일 기세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9-03 16:07:34

기사수정

어부지리는 나의 힘


갈라치기해서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무릎을 꿇리는 분할통치 전략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대표에 취임한 시절부터 즐겨 구사해온 기본적인 정치적 책략이었다. (사진출처 : ‘우리나라’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분할통치 즉 갈라치기의 대가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이다. 영어권 국가들에서 “Divide and Rule”로 불리는 갈라치기는 적들끼리 또는 피치자들끼리 서로 싸우도록 교묘하게 유도해 상대방의 힘을 빼놓은 다음 특정 집단이나 특정 정권이 손쉽게 어부지리를 취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영세자영업자와 그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고용된 노동자들끼리 서로 싸우도록 몰아감으로써 문재인 정권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은폐하려는 책략도,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갈등을 의도적으로 부추겨 부동산 가격의 폭등 원인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기조에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만들려는 권모술수도 그 본질은 분할지배 즉 각개격파인 것이다.


습관이 쌓이면 본능이 되고, 본능이 지속돼 운명이 된다. 문재인 정권의 집요한 갈라치기 책동은 전공의들의 파업에 대처하는 데에서도 여지없이 동원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간호사들만 고생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노골적으로 풍기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대놓고 올린 것이다. 그러나 방역 작업에 투입된 의료 인력의 실제 숫자는 의사들이 간호사와 비교해 더 많다는 반론이 즉각 제기되면서 명색이 일국의 대통령이 앞장서서 가짜 뉴스(Fake News)를 졸렬하게 퍼뜨리는 모양새가 머쓱하게 되고 말았다.


싸움 붙이기는 무능한 정권의 필살기


갈라치기는 일단은 편하다. 제도를 혁신하고 문화를 바꿔나가는 일은 머리도 아프거니와 무엇보다도 실력과 내공이 요구되는 까닭에서이다. 제도를 혁신하고 문화를 바꿔나갈 기본적인 실력과 내공이 부족할 경우 십중팔구 갈라치기에 의존하게 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검찰개혁은 남자 검사와 여자 검사를 싸움 붙이면 된다. 문재인 정권 들어와 유달리 극성스럽게 설쳐대는 몇몇 친정부 성향의 여검사들이 이러한 갈라치기의 선봉에 서왔다. 종교개혁? 가톨릭을 편들어 개신교와 다투도록 이끌면 된다. 건설개혁? 시공자와 시공사를 싸움 붙이면 된다. 양성평등 실현? 남자와 여자가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된다. 식품안전? 영양사와 조리사를 싸움 붙이면 된다. 정부가 간을 보고 있는 대중교통 노인 무료승차 연령의 상향조정에도 특단의 비책이 있다. 청년들과 노인들을 싸움 붙인 후 정부는 유유히 강 건너 불구경만 하면 된다.

 

한마디로, 한반도 남쪽을 만인에 대한 만인의 살벌한 전쟁터로 확실하게 만들어놔야만 문재인 정권의 정권 재창출도, 무능부패한 586 세대의 기득권 유지도, 시민단체에 의한 시민단체를 위한 시민단체의 나라 건설도 가능하다.


문재인식 갈라치기의 응용범위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조종사가 파업하면 스튜어디스 편들면 되고, 요리사가 파업하면 홀에서 서빙 하는 알바들 편들면 되며, 프로야구 선수들이 파업하면 치어리더 편들면 된다. 프로그래머들이 파업하면 기획자나 디자이너 편드는 걸로 대처하면 그만이다. 안마사들이 파업하면 ‘동네 약손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작전으로 단숨에 파업 종식시킨다.

 

생각해보니 동물복지에 관련된 사안도 갈라치기가 될 수 있는 분야다. 물론 사람과 동물을 갈라치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신에 개를 기르는 애견인들과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들을 갈라치기할 수는 있다.

 

다시 의료계로 돌아가 의사에 뒤이어 만약에 간호사마저 파업하면? 그때는 간병인을 편들면 된다. 간병인들이 업무를 거부하면? 환자를 편들면 된다. 환자들 가운데에는 전광훈 목사나 차명진 전 의원, 극우 유튜버 신혜식 씨 같은 몹쓸 사람들도 더러 포함될 수가 있겠지만 그렇게 구체적으로 디테일 꼼꼼히 따지면 절대로 사용할 수 없는 정치공학 기법이 다름 아닌 갈라치기, 곧 분할통치이다.

 

갈라치기 카드에도 한도가 있다

 

그런데 갈라치기에는 결정적 한계이자 치명적 한계가 동반되기 마련이다. 갈라치기는 근본적으로 돌려막기이다. 신용카드처럼 결국에는 이용한도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대책 없이 마구 긁어대면 아무리 부지런히 돌려막기를 해도 마침에 카드가 구멍이 나듯, 갈라치기를 ‘아몰랑’ 계속하면 더 이상 갈라치기할 대상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절망적인 한계상황을 국어사전에서는 ‘끝장’ 내지 ‘종말’이라고 표현한다.

 

게다가 갈라치기 한답시고 편을 들어준 쪽에서 별로 내키지 않아하는 기색을 보이면 되레 나만 무안해진다. 당장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뜬금없는 극찬을 받은 간호사들이 별로 달갑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은가?


왜냐? 남조선 사회에서 간호사는 의사 못잖은 엘리트 집단이다. 머리들도 엄청 좋을뿐더러 자신들의 직업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 역시 남다르다. 그러니 간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의사와 간호사들을 치졸하게 이간질하려 시도한다는 의심을 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있겠는가? 속된 말로 고스톱 쳐서 정식 간호사 자격증 취득한 나이롱 간호사가 아닌 바에야 “간호사 좋아서 간호사 칭찬하나? 의사가 싫어서 간호사 칭찬하지”라는 냉소적 반응을 문재인 정권을 향해 내보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의 갈라치기 중독증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필자가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습관이 쌓이면 본능이 되고, 본능이 지속돼 운명이 되는데, 현재 문재인 정권의 고질적인 편 나누기 경향은 습관의 1단계를 지나, 본능의 2단계를 넘어, 운명의 3단계에 이르기 직전인 2.5 단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필자는 벌써 오래전에 문재인 정권에 의해 갈라치기를 당한 집단에 속한다. 그땐 참 외롭고 허전했는데, 요즘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간절히 염원할 정도로 대한민국 땅이 문재인 정권의 갈라치기의 희생자로 어느새 미어터질 지경이다. 타자를 격리하고 배제하기를 편집증적으로 즐겨온 문재인 정권 스스로가 시나브로 격리되고 배제당할 참이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성경 속 예수님 말씀을 새삼스럽게 곱씹게 되는 무척이나 하수상한 시절이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 앞두고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 열려 5월에는 서울 곳곳이 매력적인 정원으로 가득해질 전망이다. 오는 16일(목) 개막을 앞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자치구가 각 지역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경쟁을 벌인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협업하여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별로 정원을 조성하고 행.
  2. 3월 주택 매매거래량 작년 12월부터 증가세...악성 미분양 8개월 연속 증가 국토교통부는 30일 ’24년 3월 기준 주택 통계를 발표했다.이날 발표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의 주택 인허가, 착공, 준공은 전월 대비 증가했고, 분양은 청약홈 시스템 개편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3월 기준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52,816건으로 전월 대비 21.4% 증가해 작년 12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4.3월 기준 ...
  3. 5월1일부터 대중교통비 20~53% 환급, K-패스로 교통비 걱정 패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5월 1일부터 K-패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K-패스는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시내·마을버스, 지하철, 광역버스, GTX 대상)을 이용할 경우 지출금액의 일정비율(일반인 20%, 청년층 30%, 저소득층 53.3%)을 다음 달에 돌려받을 수 있는 교통카드이다. K-패스 이용 방법은 ①카드 발.
  4. 오세훈 시장, 저출생시대에 ‘40만 서울 어린이 행복’ 챙긴다 알파세대 어린이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전국 최초의 종합계획으로 지난해 5월 오세훈 시장이 발표한 `서울 어린이행복 프로젝트`가 1주년을 맞았다. 서울시는 심각한 저출생 속에서 어린이를 우선으로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중요한 만큼, 지난 1년간의 실천 노력과 성과를 토대로 올 한해 480억 원을 투입, 보다 대폭 확대‧강화된 「어린이...
  5. 수원 영통구에 `나혼자 사는 시민` 위한 거점공간 조성 수원시와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아이에이엠이 영통구에 수원시 1인가구 맞춤형 거점 공간을 마련한다. 두 기관은 지난 4월 29일 조스테이블 광교점에서 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을 약속했다.수원시 1인가구 쏘옥 패밀리 회원의 소모임 활동을 지원한다. 조스테이블 광교점에서 2인 이상 예약하면 커피 가격을 10% 할인받고, 공간을 사용할 수 있..
  6. SKT, ‘AI 멀티엔진’ 시동… 韓 ‘텔코LLM’ 6월 출격 예정 통신 서비스를 잘 이해하는 똑똑한 ‘텔코LLM’이 이르면 오는 6월 선보인다.SK텔레콤은 5G 요금제, T멤버십, 공시지원금 등 우리나라의 통신 전문 용어와 AI 윤리가치와 같은 통신사의 내부 지침을 학습한 ‘텔코LLM’을 개발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오는 6월 중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텔코LLM’은 GPT, 클로드와 같은 범용...
  7. 삼화페인트, 서울시립미술관 지원…문화예술발전 도모 삼화페인트공업은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세마인과 `서울시민 문화향유증진을 위한 문화예술발전 지원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을 통해 삼화페인트와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세마인은 ▲문화예술 활성화 관련 사업 개발 및 공동운영 ▲문화예술 활성화 공동 홍보 ▲전시, 창작지원 등 각종 문화행사 지원 ▲협력모델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