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발생한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공식 사과했다.
앞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가 지난 21일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실종되고, 이튿날인 22일 북한에서 피살된다. 국방부는 24일 오전 북한이 A씨를 피습한 데 이어 시신을 불태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의 늑장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A씨가 피살된 게 22일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받은 게 23일 오전인 점, 그럼에도 별다른 발표가 없었다가 피살 첩보가 알려진 지 43시간 만에 발표된 점 등이 문제였다.
논란이 계속되던 중인 25일 북한이 사건과 관련된 통지문을 보낸 것이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북한이 사건과 관련한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서 실장은 “25일 오전 북측에서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북한 노동당 중앙위 명의의 통신에서 북한은 22일 저녁 황해도 강녕군 연안에서 정체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쪽 영해 깊이 불법침입했다가 우리 군인에 의해 사살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알렸다.
북측은 시신을 불태웠다는 의혹에는 “소각한 것은 부유물이었다. 정체불명 침입자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어 지난 24일 있었던 국방부 브리핑에 대해서는 “우리는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 없이 일방적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강한 어휘를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북측은 “북남 사이 관계에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해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함께 전했다.
통지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가뜩이나 비루스(바이러스) 병마의 위협에 처한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인영 “北 최고지도자 사과, 극히 이례적”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북측의 사과에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국민과 대통령에 대해서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앞서 ▲지난 1972년 김일성 주석이 이후락 정보부장을 면담하면서 1968년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 구두 사과 ▲2002년 김정일 위원장이 박근혜 당시 의원에게 ‘극단주의자들의 잘못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한 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