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CJ대한통운, 대책 발표하며 "택배기사 사망에 책임 통감"··· 실효성엔 물음표
  • 서진솔 기자
  • 등록 2020-10-22 16:42:02

기사수정
  • 같은날 과로사로 추정되는 올해 CJ대한통운 6번째 사망자 발생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CJ대한통운이 22일 택배노동자들의 사망에 대해 사과하며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하도급법으로 인해 대리점에게 권고“하는 차원에 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따른다. 한편 전날 과로사로 추정되는 올해 CJ대한통운 6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이은 택배기사들의 사망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코로나로 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세밀하게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묻고 살펴보고 있다“면서 ”택배기사 및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 혁신 및 관련 기술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이사는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어 정태영 택배 부문장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CJ에 따르면 인수업무를 돕는 분류지원인력을 현재 직고용 인력 1000명에서 4000명까지 다음 달부터 단계적으로 늘린다. 그러나 기간에 대해선 ‘최대한 빨리’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고, 고용 형태도 본사 차원에서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대리점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고용)하겠다는 답변밖에 드릴 수 없다“면서, ”(고용형태도) 비용에 대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리점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 3, 4명이 팀으로 물량을 분담하는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 대리점을 대상으로 산업재해보험 가입 여부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 노동자가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산재 제외 신청 현황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건강검진에 대한 주기도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도 추가한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이 이날 발표한 대부분의 대책은 ‘권고’ 수준이다.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하도급법으로 인해 대리점에 강제할 수 없다“면서 ”지난해부터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6번째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사망··· 총 13명으로 늘어


22일 오후 CJ대한통운 본사 앞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서진솔 기자) 이날 올해 6번째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가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써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는 올해만 13명으로 늘었다.

 

CJ대한통운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근무했던 강모씨(39)는 CJ파주허브터미널과 곤지암허브터미널 등을 주로 운전하며 택배 물품을 운반하는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20일 밤 11시 50분쯤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배차를 마치고 잠시 주차장에서 설치된 간이휴게실에서 쓰러졌고 일산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새벽 1시 경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족 측에 따르면 추석 기간동안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이후에도 코로나로 인해 택배 물량의 급격한 증가로 평소보다 50% 이상 근무시간이 늘어났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에 따른 명백한 과로사며 고질적인 택배업계의 장시간 노동이 부른 안타까운 사건“이라면서 ”고인이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일요일도 쉬지 못하고 고된 노동을 해왔던 것이 이번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갑작스런 사망에 따른 가족들의 생계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CJ대한통운은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적절한 보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가족 측과 다방면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왔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화웨이, 지능형 혁신 위한 스마트 물류·창고 솔루션 출시 발표 화웨이가 ‘종합 교통 및 물류를 위한 디지털·지능형 기반 구축’을 주제로 열린 화웨이 커텍트 2025(HUAWEI CONNECT 2025) 교통 서밋에서 스마트 물류·창고 솔루션을 공개했다. 마웨(Ma Yue) 화웨이 부사장 겸 스마트 교통 BU CEO는 “화웨이는 기술 혁신에 끊임없이 매진하고 있으며, 통신 네트워크, 컴퓨팅 파워, 인공지능, 인재 육성 분야에서 공동 ...
  2. 안성시,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호평 일색…"올해는 이렇게 즐기세요" 가을 축제의 대명사,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가 지난 9일 개막식을 진행한 가운데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올해 바우덕이 축제는 웅장한 메인게이트를 시작으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부스와 프로그램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축제장 입구에 마련된 종합안내소를 통해 각종 문의가 가능하고, .
  3. 양천구, 고품격 평생학습 강좌 `양천 지식 브런치` 운영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구민의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 평생학습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서울대 교수진이 직접 출강하는 고품격 교양 프로그램 `양천 지식 브런치`를 오는 10월 말부터 7주간 해누리타운 해누리홀에서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양천 지식 브런치`는 2023년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과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평생교육 진흥을 위...
  4.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 검단구 임시청사 모듈러 공장 방문 인천 서구(구청장 강범석)는 강범석 서구청장이 지난 2일 검단구 임시청사 모듈러 제작 공장(당진)에 방문해 제작된 모듈러를 직접 점검했다고 10일 밝혔다.2026년 7월 검단구 개청에 따라 검단구 임시청사는 서구 당하동 1325일대에 모듈러 임차 방식으로 약 22,000㎡ 규모의 구청사, 의회 및 보건소가 설치될 예정이다.강범석 서구청장은 이번 ..
  5. 인천시교육청, `제4회 세계를 품은 인천교육 한마당` 개최 인천광역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은 10월 28일부터 29일까지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4회 세계를 품은 인천교육 한마당`을 개최한다.이번 축제는 2022년 시작 이후 매년 이어져 올해로 4회를 맞았으며, 인천 학생·학부모·교직원·시민이 함께하는 전국 유일의 세계시민교육 축제로 자리매김했다.올해는 `읽걷쓰를 품고 세계로`를 슬...
  6. 정부 “부동산 추가대책 발표 여부, 정해진 바 없다” 정부가 최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부동산 추가대책 발표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정부는 10일,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부동산 정책 관련 내용과 관련해 “부동산 대책 발표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한겨레 등이 ‘정부가 이르면 다음주...
  7. 김민석 총리, “건설근로자 일자리·안전 위해 정부가 최선 다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 남구로 인력시장을 찾아 건설근로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일자리 확대와 현장 안전 강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밝혔다.김민석 국무총리는 10일 새벽, 서울 구로구 남구로 인력시장을 방문해 건설근로자들과 현장지원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현장의 고충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현장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