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획] 쓰레기매립지 폐쇄까지 4년...정부는 ‘말이 없다’
  • 이영선 기자
  • 등록 2020-12-11 17:43:35

기사수정

9일 오전 수도권에서 나온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을 실은 덤프트럭이 인천 서구 백석동 쓰레기 매립장 쪽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영선 기자)

‘쓰레기는 또 다른 자원’ 문구가 새겨진 덤프트럭이 인천 서구 백석동 일대에 먼지를 흩뿌리며 쓰레기 매립지 방향으로 속속 들어갔다. 트럭에는 경기 평택시, 경기 고양시, 서울시 노원구 등 수도권 각 지역에서 나온 쓰레기가 가득 실려 있었다. 

 

수도권 매립지로 들어서는 관문인 인천 서구 백석동 195-4번지 왕길고가교 네거리는 쓰레기 차량과 주변 아파트 공사장에서 나온 흙과 폐기물을 실어나르는 트럭이 한 대 섞여 소음과 진통, 먼지의 대향연이 펼쳐졌다. 육교 주변은 차량에서 떨어져 나온 각종 쓰레기와 먼지가 수북이 쌓여 거무튀튀하게 변했다. 쌓인 먼지는 차량이 지나가면서 다시 날려 도심 속으로 퍼지고 사람의 폐로 들어갔다.

 

현 쓰레기 매립지 3-1공구는 2025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가 쓰레기 매립지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말이 없다. 혐오시설을 새롭게 조성하는 무리수를 둬 지역 민심만 악화시키는 일을 벌이기보다는 차라리 함구하고 2025년 종료 계약이 파기돼 자동연장만을 기다리는 게 더 이롭다고 판단한 듯하다. 무대응이 최고의 대응인 셈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보다 못한 인천시가 쓰레기 독립을 선언했다.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일대에 ‘에코랜드’라는 그럴싸한 이름의 친환경 쓰레기 매립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울·경기·인천의 66개 시·군·구 가운데 경기 연천군과 인천 옹진군의 쓰레기는 현 수도권 매립지로 오지 않는다. 지금까지 옹진군 쓰레기는 옹진군이 처리했는데 하루아침에 인천 쓰레기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인천시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영흥면 주민들은 집단 반발하고 있다. 

 

‘쓰레기’ 하면 난지도가 떠오른다. 7-80년대 수도권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대규모 매립지가 조성됐다. 1992년 포화상태가 되면서 서울은 수도 밖으로 쓰레기를 보내기 위해 인천으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조성된 곳이 인천의 수도권매립지 제1·2·3매립장이다. 


제1매립장은 1992년부터 2000년 10월까지 운영돼 지금은 드림파크골프장으로 변모했다. 잔디 아래 쓰레기가 묻혀있다. 그 후 8년(2000~2018년) 동안 제2매립장에 쓰레기를 직매립했고 제2매립장이 포화될 것을 우려해 2015년 6월 현재의 3-1공구가 추가 조성되면서 2025년까지 이곳을 사용하기로 4자 협의체(환경부·서울시·경기도·인천시)에서 합의됐다. 

 

2015년 6월 28일 만들어진 4자 협의체 최종 합의문에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최소화 노력과 선제적 조치의 이행을 전제로 잔여 매립부지 중 103만㎡ 규모의 3-1공구를 사용하고, 3개 시·도는 대체매립지확보 추진단을 구성·운영하여 대체매립지 조성 등 안정적 처리방안을 마련한다’고 돼 있다. ‘단, 대체대립지 조성이 불가능하여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 범위 내에서 추가 사용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 합의문으로 환경부·서울시·경기도는 뒷짐을 쥘 수 있게 됐고 인천은 쓰레기 독립을 선언한 이유가 됐다. 

 

전문가들은 쓰레기 매립지 조성에 7년의 기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현 수도권매립지 종료가 4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뒷짐만 쥐고 있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4년은 금방 지나간다.


지난 2018년 매립을 종료한 제2매립장. 잡초 사이사이에 매립가스 포집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이영선 기자)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서울신보, 부실채권 회수 실적 1위…중기부 장관 표창 수상 영예 서울신용보증재단(이하 서울신보)이 `2024년 채권회수실적 평가`에서 전국 16개 지역신용보증재단 중 1위를 차지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서울신보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전사적인 노력으로 2024년 한 해 동안 재단 설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654억 원의 구상채권을 회수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이번 성.
  2. 1·2차 추경 집행 ‘속도전’… 7월까지 1차 74%, 2차 한 달 만에 53.4% 정부가 2025년 1·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서 ‘속도전’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차 추경은 7월 말 기준 74%가 집행돼 목표치를 4%p 초과 달성했으며, 2차 추경도 의결 한 달 만에 절반 이상이 집행됐다.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1차 관계부처 합동 ‘재정집행 점검회의’에서 이 같...
  3. 내년 대입 수시모집 80%...서울시, 수시 전략 제시하는 입시박람회 개최 서울시가 내년도 대학 수시 모집 비중이 전체 정원의 약 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 수립을 돕기 위해 입시박람회를 개최한다. 9일(토)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27개 대학이 참여해 1:1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입시 전문가의 특별 강연도 진행된다.박람회는 `수시:로 물어봐`라는 이름으로 ..
  4. 미추홀구, 초등학생 대상 `제6회 레이저사격 체험 교실` 성황리에 마무리 인천 미추홀구(구청장 이영훈)는 지난 4일부터 5일간 구청 대회의실에서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6회 레이저사격 체험 교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체험 교실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특히 미추홀구청 사격선수단이 직접 일대일 맞춤형 지도를 제공해 참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
  5. APEC 2025 인천시 홍보관·민관 통합전시관`운영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APEC 2025 제3차 고위관리회의(SOM3) 및 제반회의`개최에 맞춰 7월 26일부터 8월 15일까지 송도컨벤시아에서 인천시 홍보관과 민·관 통합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올해 `APEC`의 핵심 성과로 `인구구조 변화 대응`과 `인공지능(AI) 협력`이 선정됨에 따라 인천시는 관련 정책과 지역 산업을 APEC 회원들에게 널리 알리기...
  6. 우리은행, 광복 80주년 기념 최고 연 8.15% 특별 적금 출시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은 오는 8월 15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금융그룹과 국가보훈부가 함께하는 특별 금융상품 ‘우리 광복 80주년 적금’을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우리 광복 80주년 적금’은 1인 1계좌 가입 가능한 12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기본 금리는 연 2.0%이며 국가유공자, 독립 유...
  7. 복지부, 2025년 2분기 고령자친화기업 17곳 신규 지정 보건복지부는 8일 2025년 2분기 고령자친화기업 공모 결과 17개 기업을 신규 선정하고, 향후 3년간 총 23억5천만 원을 지원해 내년부터 5년간 60세 이상 근로자 555명을 고용한다고 밝혔다.이번 공모에는 다양한 직종의 34개 기업이 신청했으며, 현장 및 최종 심사를 거쳐 ▲노인친화기업·기관 16곳, ▲노인 채용기업 1곳 등 총 17곳이 선정됐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