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는 한동안 정체되었던 고속도로 준공에 박차를 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020년 이후 착공으로 예정되어 있던 13개 민자사업을 연내에 조기 착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광명서울고속도로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에 이의를 제기해온 서울시 구로구와 강서구, 경기도 부천시, 광명시는 반발했다. 부천시는 작동산과 정수장 등 자연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에 지하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강서구는 교통체증과 소음이 우려되기에 고속도로를 방화터널이 아니라 시 외곽으로 우회하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광명시 역시 지하하와 지상화를 두고 벌이는 논란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4개 지자체 중 주민들이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지역은 구로구다. 정확히는 구로구 항동 지구의 주민들이다.
구로 항동지구는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지10년째인 올해 3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곳이다. 항동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올해 개교했으며 중학교는 현재 공사 중이다.
광명서울고속도로는 이 항동지구를 지하터널로 관통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 주민들은 초등학교와 주택단지 지하를 관통하는 지하터널 공사에 대해 강한 불신과 불만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항동지구현안대책위는 매주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4월 27일 진행된 이번 주말 집회는 집회 참가자들의 거주지인 하버라인 아파트 옆 도로에서 진행됐다. 예정대로라면 광명서울고속도로는 바로 이곳 지하를 뚫고 지나가게 된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주 개봉역 집회 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300여명이 참가했다. 이미 입주를 마친 주민들뿐만 아니라 입주 예정인 주민들도 많았다. 초등학교를 관통하는 사안이어서인지 유모차를 끌고 참석한 학부모도 적지 않았다.
최재희 항동현안대책위 위원장은 “주민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공학 계산식과 전문용어로 가득 찬 보고서를 들고 와서 안전을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며 “항동지구를 지금 이대로, 제발 그대로 두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구로구에 지역구를 둔 이인영 국회의원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이인영 의원에게 국토부가 접수한 착수계를 반려토록 청원해 달라고 호소하는 문자를 보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초등학교 관통하는 지하터널 웬 말이냐” “광명서울고속도로 결사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약 1시간 동안 고속도로 반대집회를 열고 아파트단지 인근을 행진한 다음 집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