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친위군사쿠데타라는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며 회복과 성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쿠데타 주동 세력은 국민과 국회에 의해 제압됐지만, 여전히 내란 잔당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며 "권력욕에 의한 헌정질서 파괴를 용납하지 않고, 민주공화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헌정수호연대를 구성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주의 위기 속 국민 삶 벼랑 끝으로 내몰려"
이 대표는 군의 정치적 중립성과 헌법질서 수호라는 1987년 민주화 이후의 합의가 흔들렸다고 지적하며 "이제 대한민국은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친위군사쿠데타가 초래한 신뢰 상실과 국격 훼손은 계산조차 어려운 엄청난 피해를 낳았다"며 "특히 고물가·고금리·저성장 속에서 국민의 삶은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또한, "헌법재판소, 법원, 선관위 등 헌법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과 폭력이 난무하는 등 사회 곳곳에서 극단주의가 배태되고 있다"며 "이제 민주주의를 다시 바로 세우고, 경제와 민생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복과 성장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 4일제 도입 논의해야"
이 대표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회복과 성장’을 제시했다. 특히, 첨단기술 시대에 맞는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며 ‘주 4일제’ 도입을 언급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노동 개념과 복지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장시간 노동과 노동 착취로는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으며,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제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동유연성 확대와 사회안전망 확충을 병행하는 ‘사회적 대타협’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업 부담을 줄이면서도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AI·바이오·방위산업 등 신성장동력 육성해야"
이 대표는 저출생·고령화, 경제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인공지능), 바이오, 방위산업 등 신성장동력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국가 차원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며 "10만 장 이상의 AI 반도체 GPU를 갖춘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AI 전문인력을 10만 명 양성해 인공지능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국가적 투자가 필요하며, 방위산업 역시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위기 극복 위해 30조 원 규모 추경 필요"
이 대표는 "계엄 충격으로 실질 GDP 6조 원 이상이 증발했고, 한 달 만에 외국인 투자자금 5조 7천억 원이 빠져나갔다"며 "경기 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소 3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생소비쿠폰, 소상공인 손실 보상, 지역화폐 지원이 필요하며, 공공주택·반도체·AI 등 미래산업에 대한 추가 투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등 정치 개혁 추진"
이 대표는 정치개혁 과제도 제시했다. 그는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며 "민주적 공화국의 문을 활짝 열기 위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실용정치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잘사니즘`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반란을 기회로… 대한민국 다시 일어설 것"
연설을 마무리하며 이 대표는 "친위쿠데타라는 국가적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며 "꺼지지 않는 민주주의의 빛으로 국민이 가리킨 곳을 향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국민은 내란조차 기회로 만들 만큼 용감하고 지혜롭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회복과 성장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